유엔 인권보고관들 北에 서한…"탈북민 강제북송 정보 달라"

北 "날조로 가득한 反北 정치도발 문서"

[평양=AP/뉴시스]유엔 보고관 및 실무 담당자들의 대북 탈북민 강제북송 관련 서한이 12일(현지시각)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 6월2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미제 반대 투쟁의 날'(6·25) 기념집회에 참석한 북한 주민들 모습. 2024.08.13.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유엔 보고관 및 실무 담당자들이 탈북민 강제북송 상황과 관련해 북한에 정보 제공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12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림 알살렘 유엔 여성·소녀폭력특별보고관, 가나 유드키브스카 유엔 자의적구금 실무그룹 부의장, 아우데 발데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 의장 등이 지난 5월 북한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해당 서한은 북한의 탈북민 강제북송 및 구금 시설 내 비인도적 처우 등을 다뤘다. 특히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이들의 자의적 구금, 강제실종, 젠더 폭력, 고문 등 사례를 언급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날 해당 서한을 공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접수된 정보에 따르면 2023년 10월 초 주로 수백 명의 탈북자가 강제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됐다"라며 이들 중 다수가 여성이라고 했다. 또 "여전히 수백 명이 같은 운명에 처할 상황에서 중국과 다른 국가에 구금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한에는 2019년 중국 지린성 퉁화시 외곽 한 시골 마을에 팔려 가 감금, 강제임신을 당했던 탈북 여성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 여성은 출혈로 입원했다가 복수의 구치소를 거쳐 2023년 9월 결국 강제북송됐다.

2013년 중국에서 강제결혼한 뒤 인신매매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의 사례도 다뤄졌다. 이 여성 역시 구치소 이송 후 2023년 10월 강제북송됐다. 2016년 인신매매범을 통해 중국 남성에게 팔려 갔다가 임신과 구금을 거쳐 2023년 10월 강제북송된 사례도 있다.

유엔 특별보고관 및 실무 당국자들은 이렇게 강제북송된 북한 주민이 국가보위성 심문 과정에서 구타를 당하며, 여성의 경우 젠더 폭력에 시달린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반역 행위를 저질렀다고 간주되는 이들은 구금 시설에 더 머물며,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

이런 문제의식하에 유엔 특별보고관과 실무 당국자들은 강제북송자들의 현재 상황과 소재, 건강상태, 사법적 보호 여부, 이동의 자유 보장 여부, 수감 중인 여성에 대한 성폭력 예방 조치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 쪽은 이런 주장이 모두 허위라는 입장이다. 스위스 제네바 북한 대표부는 6월17일자 발송 답변에서 이번 서한이 "진정한 인권 보호와 증진과는 관계 없이 거짓과 날조, 음모로 채워진 반(反)북한 정치 도발 문서"라는 답변을 발송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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