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박세완, 한스탭씩 [인터뷰]

임시령 기자 2024. 8. 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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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 박세완 /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로서도 인간 박세완으로서도 성장 중이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한스탭씩 밟아가는 박세완이다.

영화 '빅토리'(감독 박범수·제작 안나푸르나필름)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세완은 극 중 춤생춤사 필선(이혜리)의 절친 미나 역을 맡았다. 필선과 거제의 댄스 콤비로 불리며 춤에 대한 열정 충만한 캐릭터를 열연했다.

박세완은 힙합, 치어리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수준급으로 소화했다. 춤은 취미 정도로만 췄던 그였기에 이번 촬영이 유독 힘들었던 그다. 박세완은 "처음에 거울에 비친 저를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이겨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춰야 하는 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연습할 때 헷갈리더라. 퀘스트 하는 심정으로 달력에 X 표시를 해가며 연습했다"고 얘기했다.

유산소 운동급으로 체력 소모가 큰 치어리딩 동작도 그에겐 도전이었다. 박세완은 "동작이 너무 많아 외우는데 시간이 걸렸다. 저희 밀레니엄 걸즈 9명 중에 우등반이 있고, 나머지 반이 있다. 수업을 하다가 나머지 반 때문에 수업이 안되면 호출된다. 따로 호출된 곳에서도 못 따라가면 2시간 정도 개인 수업을 또 잡으며 연습했다"며 "치어리딩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열심히 연습했다. 대본 볼 시간도 없었고, '나 진짜 댄서인가' 싶을 정도로 춤을 정말 많이 췄다. 아이돌 아닌 아이돌로 살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체중도 증량했다고. 박세완은 "'이두나!' 끝나고 며칠 뒤에 '빅토리' 촬영을 들어갔다. 당시 크롭티 등을 입어야 했기에 살을 많이 뺐었는데 그 상태로 '빅토리'에 가니 혼자 아파 보이더라. 그때부터 살을 찌워야겠다 싶었다. 초코 라떼를 먹어가며 7kg을 찌웠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세완은 댄서 미나의 모습뿐 아니라 어린 동생들을 케어하는 장녀, 필선을 응원하는 의리 있는 친구로서의 내면을 쌓아갔다.

박세완은 "사실 장녀라는 부분에 대한 짠함을 표현해야 할지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짠하게 표현하는 건 아니겠더라. 대신에 저도 모르게 습관처럼 누군가를 챙겨주고, 배려하는 사소한 부분을 살리는 것을 택하게 됐다"며 "'빅토리'는 필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필선의 이야기로 끝난다 생각했다. 때문에 저희가 정말 좋은 앙상블이 되어주지 않으면 필선의 연기가 방해될 것 같았다. 그래서 필선 제외하고 나머지 밀레니엄 걸즈 배우들끼리 만나 어떻게 하면 앙상블이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진짜 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더라. 그만큼 이 영화는 앙상블이 중요했다. 덕분에 내 시야가 좀 더 넓어졌구나를 느꼈다. 선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른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꼭 그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투리 디테일도 박세완이 주도해 잡아갔다고 한다. 실제 부산 출신인 박세완은 "친구들이 계속 사투리 디테일을 물어보더라. 각자 다른 사투리가 아닌 깔끔하게 9명이 비슷하게 들릴 수 있도록 통일감을 주고자 했다. 일단 사투리 선생님한테 배우는 걸 기본으로 하고 선생님이 안 계실 때 제가 도와줬다. 스스로도 '땐뽀걸즈' 때와는 달라 보여야 하니 예민하게 노력했다. 이번에 그런 점에서 뿌듯함이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9명 밀레니엄 걸즈의 돈독함, 순수함, 열정은 영화 곳곳에 자리했다. 박세완은 아직 영화의 여운을 가지고 있다며 "아무 장면이 아닌데 9명만 나오면 자꾸 눈물이 나오더라. 몸 부딪혀 가며 연습하니까 정말 친해졌다. 정말 여고생 같았다. 저희의 친한 모습들이 무조건 잘 담겼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제 마지막 청춘물이 '빅토리'라면 너무 좋을 것 같았요. '땐뽀걸즈'가 고등학교 시절 같은 작품인인데 '빅토리'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오히려 촬영이 뒷전이고 배우들이랑 호흡 맞추는 등 연기 자체가 논 것 같았어요.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박세완은 '땐뽀걸즈' '육사오' '최종병기 앨리스' '이두나!' '빅토리'까지 다양한 작품, 다양한 역할로 '박세완'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육사오'를 통해 '백상 예술 대상' 영화부문 여자 조연상을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박세완은 "전 '빅토리' 미나처럼 자존감이 높진 않다. 늘 제가 하는 것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당연히 수상 못 할 줄 알았었다. 당시 아무 기억도 안 났다. 독감까지 걸렸었고"라며 "백상이 저의 9~10년에 대한 선물 같았다. 이후로 자존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번아웃도 이겨낸 그였다. 박세완은 "저는 비인기 멤버였다. 색깔이 없다는 얘기가 어릴 때 저의 단점이었다. 하지만 '저 사람이 박세완이었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럼 난 다 할 수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게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 인생에 있어서 어릴 때는 진짜 많이 흔들렸다. 회사에서 주인공이고 좋은 작가님이고 이거 해야 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많이 흔들렸다. 결국 제가 선택했던 작품은 힘들어도 버티게 되더라. 그때 이후로 회사에서 주변에서 좋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장르적인 고민은 있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로서 성장함과 동시에 인간 박세완으로서도 단단해지는 중이란다. "전 욕심 많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이에요. 요즘 조금 여유로워지려고 연습 중인데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전 재미가 없는 사람이에요. 집에서 혼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고, 텐션도 높지 않은게 마치 단점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최근에는 '어쩔 거야 이게 나인데'라는 생각을 하고 그걸 인정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 승부욕을 완벽하게 놓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유를 찾는 과정을 잘 해 나가고 있어요"(웃음)

빅토리 박세완 /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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