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트럼프·바이든 캠프에 대한 이란 해킹 시도 수사”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란이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캠프를 겨냥해 해킹을 시도한 정황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FBI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당한 해킹과 관련해 “FBI가 이 사안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매체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는 ‘로버트’라는 이름의 사람으로부터 트럼프 캠프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캠프는 이를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WP는 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 캠프 직원 3명도 피싱 이메일을 받았는데, FBI가 해킹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 대한 해킹 시도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에 오르기 전 이뤄졌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보당국 등은 외국 적대세력 등에 의한 해킹 시도에 대해 꾸준히 경고해 왔다. FBI는 지난 6월 이란 해커들이 미국 양당 대선 캠프의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탈취하려 한다고 의심해 수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정보기술업체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캠프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란 해커들이 고위급 캠프 인사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려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트럼프 캠프 내부 자료를 언론에 유출한 행위가 이란의 소행인지는 불투명하다고 WP는 전했다.
또한 트럼프 캠프가 해킹이 있었다고 판단하고도 FBI에 바로 알리지 않은 까닭은 FBI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WP는 피싱 시도가 캠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의 이메일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보도했다. 스톤은 WP와 인터뷰에서 “내 개인 이메일 계정 두어 개가 해킹당했다고 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면서 “난 정말 더 아는 게 없고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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