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도슨·조상우 없이도 버텨야 한다···부상 병동 키움의 고군분투
주전 테이블 세터에 이어 마무리 투수까지 전력에서 이탈했다. 키움은 이제 ‘플랜B’로 남은 시즌을 헤쳐나가야 한다.
키움은 지난 12일 마무리 투수 조상우(30)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지난 6일 1군으로 콜업된 지 6일 만이다. 지난달부터 조상우를 괴롭히고 있는 오른쪽 어깨 염증이 재발했다. 키움 관계자는 “지난번에 아팠던 어깨 부위에 불편함이 계속 남아 있어서 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갔다”라며 “병원 진료를 받아보고 상태를 다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상우는 복귀전이었던 지난 6일 SSG전에서 7회초 2사 2루 상황에 투입됐으나 0.1이닝 동안 세 명의 타자에게 연달아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는 1이닝 동안 2개의 피안타를 기록했다. 어깨 부상 이후 제구력이 확연히 약해진 모습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상우 선수의 부상이 재발하면 우리에겐 더 큰 손실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조상우는 1군에 올라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휴식기에 들어갔다.
이번 시즌 타율 0.341을 기록 중인 에이스 내야수 김혜성(25)도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김혜성은 지난 7일 SSG전 직전 담 증세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후 주말까지 6경기를 쭉 쉬었다. 키움 관계자는 “김혜성 선수 본인은 경기에 나가고 싶어하지만 아직 불편함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몸 상태가 100% 올라와야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8월 타율 0.421을 달리고 있다. 테이블 세터 로니 도슨(29)의 시즌아웃 이후 김혜성이 2번 타순에 배치되며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착실히 해내고 있었다. 부상 병동 키움에 김혜성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혜성이 결장하는 동안 3루수 송성문이 2루를 지키고 고영우가 3루수를 맡는 등 수비 포지션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부상 병동 키움의 무기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다. 전반기와 비교해 야수진 구성이 사뭇 달라졌으나 ‘플랜A’ 못지않은 ‘플랜B’가 가동되고 있다.
키움은 김혜성과 도슨, 조상우가 모두 빠진 지난 11일 한화전에서 7-3 승리를 거뒀다. 주장 송성문이 만루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육성선수 출신 신인 원성준이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던 박주홍이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백업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5타석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포수 김건희는 8월 타율 0.393으로 타격감이 최상으로 올라왔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힘을 발휘할 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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