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책에 가족 신상까지 넘겨 ‘충성 맹세’…마약 밀수 조직원 86명 무더기 검거

김태희 기자 2024. 8. 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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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을 들고 충성 맹세를 하고 있는 마약 밀수 조직원.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태국과 베트남 마약 조직과 연계돼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고 유통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된 조직원들은 조직 총책에게 ‘충성 맹세’를 하며 가족들의 신상까지 제공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86명을 검거하고, 이 중 34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13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밀수사범이 6명(구속 4명), 판매사범이 28명(구속 20명), 매수·투약사범이 52명(구속 10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로부터 사용되지 않은 마약을 압수했다. 아울러 체포 과정에서 마약자금 2304만원을 압수했으며, 범죄수익금 1544만원을 특정해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조직원들은 국내로 들여온 마약을 유통하는 역할을 처음 맡다가, 마약 조직으로부터 신용을 얻으면 밀수책으로 승격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을 통해 ‘고액 알바’를 모집한다는 등의 게시물을 본 이들은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거나 유통할 때마다 수백만원에서 수십만원을 받기로 한 뒤 본인은 물론 가족의 신상까지 마약 조직에 넘겼다.

이들은 총책에게 충성 맹세 영상을 보내면서 신분증은 물론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을 함께 보냈다.

마약 밀수는 총책이 있는 태국과 베트남으로 출국해 마약을 수령한 뒤 이를 속옷과 복대 등에 숨겨 들어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부 마약의 경우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반입하기도 했다.

반입된 마약은 총책의 텔레그램 지시 하에 각 유통책에게 전달됐다.

총책과 유통책들은 직접적인 지시를 주고받는 대신 도매상과 소매상처럼 총책이 마약을 납품하면 유통책들이 이를 각자의 방법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가상화폐를 사용해 옮긴 범죄수익은 아직 특정되지 않아 범죄수익추적팀을 동원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SNS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는 대부분 범죄에 연루돼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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