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기 쉬운 여름철 고온다습 현상, 불면증 초래 [건강 올레길]

사진제공 l 숨수면클리닉

여름철 열대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열대야는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수면에 적합한 실내 온도는 흔히 18~20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경우 수면의 질이 하락하기 마련이다.

불면증이란 충분한 수면 환경과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만약 열대야로 인해 실내 온도가 28도 이상 나타날 경우 체온과 수면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열대야로 인해 밤에도 낮과 비슷한 온도가 유지되면 시상하부가 낮과 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인체의 수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결국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인간의 생체 리듬 중 하나인 서커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은 일출과 일몰에 맞춰 작동한다. 이 리듬은 체내 호르몬을 조절하여 전반적인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열대야와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 서커디언 리듬이 붕괴되면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불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불면증은 급성 불면증과 만성 불면증으로 나뉜다. 급성 불면증은 1개월 미만의 단기적인 상태를, 만성 불면증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하면 치료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약물이나 식이요법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수면클리닉에서 정밀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면증 진단을 위해 설문 및 심리 분석, 이학적 검사, 병력 체크, 혈액 검사 등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PSG)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검사는 불면증뿐 아니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수면 중 이상행동 등 다양한 수면질환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다.

수면다원검사는 예약 및 내원, 설문 작성, 센서 부착, 센서 오류 확인, 수면, 결과 상담 순으로 진행된다. 검사 당일에는 평소 수면 시간보다 1~2시간 일찍 내원해 센서 부착 등 준비해야 한다. 설문을 마친 후 수면전문기사가 뇌파, 수면구조, 수면호흡, 근전도, 수면 움직임 관련 20여 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평소처럼 잠을 자면 된다.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면제한치료, 자극요법, 인지치료, 이완요법 등 여러 치료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수면 환경을 개선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함으로써 여름철 불청객인 열대야를 이겨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