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일부 주민 이기적 행동에 야구장 애들은 쓰러져야 하는가" [박연준의 시선]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목동 일부 주민들의 아이들은 귀하고 계속 존중 받아야 하고, 야구장을 뛰는 선수들은 (온열질환)으로 계속 쓰러져야 하는 건가"
목동 야구장 인근 A 아파트 일부 입주민의 민원 제기로 야구장이 오후 6시 이후 사용 제한되면서 결국 아마추어 선수들이 폭염 날씨에 그대로 노출되어 가장 뜨거운 오후 시간에 경기를 치르다 온열 질환을 호소했다.
반면 A 아파트를 마주 보는 목동야구장 외야 지역에 펜스가 따로 없어, 야구장 조명 시설이 그대로 아파트에 전해질 수 있는 상황인지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MHN스포츠는 13일 오전 8시 '[단독] 일부 주민 민원에 목동 야구장 '야간 경기 제한' 결국 선수들 온열 질환 호소'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폭염 상황에서 목동 A 아파트 극소수 입주민이 빛·소음 공해 민원 제기를 통해 목동야구장이 오후 6시 이후 사용 제한되어, 고교야구 전국대회 등 아마추어 야구 경기가 폭염 속에서도 오후 경기를 강행했다. 이에 오후 경기를 치른 일부 학교 야구 선수들이 온열질환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목동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서울 이랜드 FC의 경우 저녁 경기 진행에도 별다른 민원 제기를 받지 않으면서 야구계에선 "축구와 야구의 형평성이 어긋나는 민원"이라고 반발의 목소리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A 아파트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 전원의 목소리를 모아 움직인 민원 제기가 아닌 일부 입주민의 민원 제기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목동 종합운동장 시설 관리팀은 "다수가 아닌 일부의 민원이라도 민원은 민원"이라며 "아무래도 경기장들이 해당 아파트와 근접하다 보니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의 경우 전국대회가 길면 한 달가량 진행, 축구는 한 달에 많아야 세 경기를 홈 경기로 치르기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이랜드 FC는 "주기적으로 A 아파트에 홈 경기 무료 티켓 배포 등 공생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조명의 경우에도 K리그 규정 조명 밝기 기준에 맞추고 있다. 그 기준을 초과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소음 측정에서도 '적합' 판단을 받았다"며 "올해 어떠한 민원 제기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고교야구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선수들이 온열 질환을 보였다면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야간 경기 진행을 위해선 주변 입주민분들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목동 아이들만 학생이고, 야구 선수들은 학생 아닌가"
해당 상황과 관련해 아마야구계 관계자들은 입 모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고교야구 지도자는 "입주민의 불편함을 이해한다. 그러나 저녁 6시 이후 경기 제한은 말이 안 된다. 프로야구 앰프(응원 스피커) 사용 제한 시간인 10시까지 고교야구도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일부 입주민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아이들은 오후에 경기를 진행했고, 폭염으로 쓰러졌다. 목동 입주민 아이들은 귀하고 우리 야구선수 아이들은 밖에서 피해를 봐야 하는 건가"라고 쓴소리를 냈다.
B 고교야구 지도자는 지난달 전국대회에서 '어떤 팀'을 만나느냐보다 '어떤 시간'에 배정받느냐에 더 눈길이 갔다. 오후 2시 30분에 경기를 배정받으면 선수들 역시 힘들어했다"라며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학교에 도착하면 여러 선수가 온열 질환을 보이기도 했다. 저녁 시간 경기 제한은 말이 안 된다. 입주민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있나. 내년 시즌이라도 저녁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C 고교 감독도 "저녁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협회에서 저녁 경기를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거나, 오후 경기를 없애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목동구장서 열리는 오후 경기, 왜 더 힘든가.
앞서 지난 2일 울산 문수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경기는 복사열로 인해 그라운드 온도가 섭씨 50도로 치솟은 탓에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 처음 폭염으로 취소됐다. 특히 문수 구장의 경우 그라운드가 천연 잔디가 아닌 인조 잔디이다 보니, 지열은 더욱 뜨거웠다.
목동야구장도 마찬가지다. 베이스 인근을 제외한 그라운드 전역이 인조 잔디로 이루어져 있어, 문수 구장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지열이 뜨거운 구장이다.
본 기자는 고교 시절 청룡기 전국대회와 봉황대기 전국대회를 오후 2시 30분에 경기 배정 받아 그라운드를 뛰어본 바 있다. 두 대회는 매년 7~8월 한여름에 개최되어 가장 뜨거울 때 경기를 치른다.
당시 야구장을 누비는 대부분 선수는 경기전 치르는 몸풀기와 토스 배팅, 수비 펑고 훈련을 마치면 유니폼 안에 입는 언더 티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러나 이 흠뻑 젖은 언더 티셔츠를 10분가량 목동 야구장 더그아웃 앞 그라운드에 펼쳐 놓으면 뽀송뽀송하게 건조되어 경기 시작 전 다시 입을 수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목동구장은 일명 '건조 맛집',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 슬라이딩을 하면 화상을 자주 입기에 '화상 주의 구역'으로 불렸다.
그 정도로 오후 시간 목동구장의 지열은 악명높은 그 자체의 온도였다.
A 아파트 일부 민원인들, 왜 반대하는가.
민원 내용에 대해 MHN스포츠는 민원을 제기한 입주민들과 연락하기 위해 방법을 취해봤으나, "개인적 연락처 공유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A 아파트 관계자를 통해 '입주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고 했을 때도 비슷한 답변을 들었다.
'오후 6시 이후 경기 제한' 관련 공문에는 민원인의 내용이 "빛과 소음 공해로 인한 민원"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서울 이랜드 FC가 사용하는 목동 주경기장은 관중석이 그라운드를 덮고 있어, 조명 빛 및 소음 유출이 비교적 적다. 그러나 목동 야구장의 경우 외야 지역에 관중석이 없어, 빛을 가려주는 공간 역시 없고, 야구장 조명 및 응원 소음 등이 고스란히 A 아파트에 전해지게 된다.
또 축구의 경우 홈 저녁 경기가 한 달에 3경기 이상 진행하지 않지만, 야구는 전국대회 진행으로 경기를 한 달 가까이 지속 운영하기에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에는 야간 경기 진행되어야"
아마야구계는 입주민의 피해 정도를 "인지 한다"면서도 "저녁 6시 이후 제한은 너무하다"라며 "목동 아이들의 공부가 중요한 만큼 우리 선수들의 야구, 입시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고교야구 감독자 고위 관계자는 "내년 시즌부터라도 야간 경기가 진행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더 이상 폭염에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입주민분들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야구 역시 중요하다. 조금 더 양보해 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한편 온열 질환의 경우 기절 증상,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나 성장기에 있는 중·고교 선수들에게는 성인에 비해서도 집중력 저하, 어지러움 등 치명상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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