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떠오른다...10G 무패 질주 수원을 바꾼 '변성환적 사고'→"비긴 건 진 것이다"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용인)] 변성환 감독의 확고한 철학과 사고방식은 수원 삼성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수원은 12일 오후 7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6라운드에서 FC안양에 2-1로 승리를 했다. 수원은 변성환 감독 체제에서 10경기 무패(4승 6무)를 기록하면서 파죽지세 흐름을 이어갔다. 순위는 5위였다.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로 인해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옮기자마자 올린 승리이기도 했다. 이날 관중은 8,370명이었다.
변성환 감독 부임 후 수원은 10경기 무패다. 염기훈 감독 체제에서 연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팬들에 불신을 받으며 구단 내외적으로 뒤숭숭했는데 변성환 감독이 오고 달라졌다. 변성환 감독이 올 때만 해도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있었다. 성남FC, 대한민국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각각 코치, 감독을 한 경력은 있으나 프로 팀 정식 감독으로 활약한 적은 없었다.
뒤숭숭한 수원에 온 변성환 감독은 빠르게 자신의 색채를 주입했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중원과 풀백에 배치했고 맞지 않은 선수들을 내보내며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패하지 않으며 승점을 쌓았고 안양까지 잡아내면서 선두권 추격 발판을 다졌다. 안양부터 전남 드래곤즈, 서울 이랜드로 이어지는 3연전이 수원에 굉장히 중요했는데 시작점을 잘 끊은 셈이다.
수원 팬들은 변성환 감독을 '변버지'라고 부르면서 추앙을 하고 있다. 수원 선수단 내, 그리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변성환 감독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수원 관계자는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시는데, 무엇보다 말씀을 참 잘하신다. 자기가 하시고 싶은 말씀을 잘 전달하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쏟아지는 호평에도 변성환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양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변성환 감독은 10경기 무패에 대해 "무패지만 비긴 경기는 진 것이다. 무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느끼는 감정은 '비긴 건 진 것이다'. 잘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 이기지 못해 화가 났고 뒤집지 못한 것도 아직 화가 나 있다. 10경기 무패에 대해 이렇다 할 감흥을 느낀 적이 한 순간도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변성환 감독의 캐릭터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말이었다. 무패나 상승세 자체만으로 판단하고 만족하기보단 그 기간 동안 실제 경기력, 만족스럽지 못했던 순간, 자신이 원하는 축구가 구현에 실패했던 부분만을 생각하면서 오히려 불만족스러운 게, 또 화가 나는 부분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모두가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을 떠올렸다. K리그2에도 이정효 감독 같은 지도자가 나타난 것이다. 공교롭게 변성환 감독은 이정효 감독과 성남 시절 같은 코칭 스태프로 근무한 적이 있다.
변성환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축구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미팅 시간에 '선수들은 이해하는 만큼 경기장에서 잘한다'고 말한다. 이해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항상 말한다. 앉아서 듣지 말고 책임감 있게 공유를 하자고 한다.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선 이해력, 축구 지능이 필요하다. 다같이 하는 축구라 누구 한 사람이 이해력이 떨어진다면 전체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45명 모두에게 일관성 있게 전달하고 있다. 누가 들어와도 미스가 나지 않게 하고 있다"고 자신의 철학을 공유했다.
이처럼 변성환 감독은 확실한 방향성 아래 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도 잘 따르면서 시즌 중 가장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파울리뇨, 마일랏, 김지호, 이재욱 등도 잘 녹아 들었고 뮬리치까지 살아나는 모습이다. 마일랏 같은 경우는 루마니아에서 와 한국 날씨에 제대로 적응을 못해 일주일 간 훈련도 하지 못했는데 안양전 데뷔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현, 강현묵 등은 9월 즈음에 돌아와 변성환 감독에게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마저 복귀한다면 수원은 더 강해질 것이다.
현재 수원은 5위지만3위 서울 이랜드와 승점 1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32득점으로 팀 득점은 많지 않으나 최소 실점 1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는데 변성환 감독 부임 후 달라진 부분이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전남,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수원은 선두도 바라볼 수 있다. '변성환적 사고'가 더 녹아 들도록 변성환 감독은 지금 순간에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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