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대책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관건은 실수요

김동규 기자 2024. 8.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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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매입임대 11만 가구 공급·분양 전환형 도입 8·8 대책서 나와
정책 긍정 평가 속 수요 회복이 관건이라는 지적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와 빌라촌. (뉴스1 DB). 2024.8.8/뉴스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발표한 8·8부동산대책에는 신축매입임대 공급 확대와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도입, 무주택 인정 범위 확대 등의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13일 시장에서는 정부가 현재 침체된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다가구,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부분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를 끌어오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침체 상황인 비아파트 시장에서 신축매입임대 등의 형태로 공급을 늘리고 세제혜택 등을 주는 것 외에는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이번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은 그간 시장에서 논의됐던 내용이 대부분 다 들어간 것으로 평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도 "우수한 입지의 공공 신축매입 공급 확대와 분양전환형 신축매입 공급이 눈에 띄는데 이를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면 임대차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비아파트 시장이 대부분 임대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다주택자들이나 임대사업자의 비아파트 공급 의지를 끌어올 수 있느냐는 관건으로 지목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비아파트 쪽에서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서 공급자들이 안 짓는 측면도 크다"며 "이번 정부 정책이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기는 하지만 실제로 다주택자들이나 임대사업들이 더욱 쉽게 공급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어느 정부에서든 일관성 있게 진행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비아파트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축매입으로 집중 공급하는 등의 방식은 임차인 입장에서도 전세사기 등의 염려도 없어서 좋다"면서도 "현재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로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 세제혜택이나 청약 시 무주택자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이 있어도 이 수요가 비아파트로 갈 수 있느냐가 정책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환전환형 신축매입도 현재처럼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한 크게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신축 비아파트에 생애 최초 혜택과 1주택 특례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형평성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지해 연구원은 "청약시장을 보면 대부분의 물량이 특별공급으로 집중돼 있는데 비아파트에 이런저런 혜택을 주게 되면 기존 대기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적어도 특별공급 대상에서는 (혜택을)배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비아파트 시장의 인허가 건수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건수는 지난 2022년 11만 6612건에서 전세사기 여파 등이 있었던 작년 5만 7579건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6월 기준 1만 8332건이 인허가 건수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비아파트 공급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일 YTN 방송에 출연해 "서울 주택의 절반이 빌라 등 비아파트인데, 앞선 전세사기로 인허가, 착공 등 비아파트 공급 실적이 굉장히 저조한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고 말했다.

진현환 국토부 제1차관도 9일 MBC 방송 출연에서 "아파트는 입주가 적지 않지만 문제는 비아파트다. 이번에 LH가 무제한으로 신축을 매입해 주니 사업자는 리스크가 없다"며 "임차인도 주인이 LH가 되면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고 3년간 20만 가구 주택이 필요한데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 물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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