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비시즌' KT 문성곤 "이유 모르겠지만 정말 행복해"
"비시즌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는 만족감인지, 주장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대표팀에 대한 긴장을 떨친 덕분인지,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 (쉬는 기간 없이)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행복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23~2024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 KT가 7월 한 달 동안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8월에 들어선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하며, 손발 맞추기에 여념 없다. 2023년 여름,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문성곤도 연일 훈련에 매진 중이다.
문성곤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비시즌 훈련을 한다. 항상 부상이나 대표팀 일정으로 비시즌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특히, 작년 대표팀 때부터 시즌 내내 발목 상태가 근 4~5년 중 가장 안 좋았다. 꺾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올해는 운동을 빨리 시작했다. (발목에) 힘도 들어오고, 통증에 대한 내성도 생겼다"며 비시즌 훈련 소감과 동시에 몸 상태를 알렸다.
좋은 컨디션을 위해 빠르게 운동을 시작했다는 문성곤. 휴가 기간 떠난 여행에서도 운동을 빼먹지 않았다고. 그는 "부산과 제주, 일본 등 여행 가서도 매일 아침 운동했다. 아내가 '공식적으로 쉬는 기간인데 운동을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하더라. 내가 쉬는 날 없이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받을까 봐 걱정하는 거다"라고 전했다.
체지방률을 묻는 말엔 "얼마 전에 인바디를 측정했을 땐 9~10% 정도 됐다. 몇 년 전까진 7~8%를 유지하면서 두 자리를 간 적이 없었다. KT에 와서 '슬슬 나잇살을 먹는다'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웃어 보였다.
문성곤은 직전 시즌 정규리그 44경기에서 평균 23분 6초 동안 3점슛 1.2개 포함 5.3점 3.1리바운드 2.1어시스트 1.7스틸(리그 3위)로 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선 5경기 평균 27분 19초 동안 3점슛 1.8개 포함 6.2점 4.0리바운드 1.6어시스트 0.8스틸을 작성했다.
잠시 지난 시즌을 돌아본 문성곤은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한 시즌이었다. KT에 오기 전엔 안양에서 했던 거를 유지하려고 했는데, 바뀌어야겠다고 느꼈다. 생각을 정리한 게 지난 시즌의 가장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양에서의 마지막 시즌부터 슬슬 생각했었다.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어도, 하던 플레이를 쉽게 바꿀 순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연구를 많이 했다"며 "킥 아웃 패스가 나왔을 때 그냥 던지는 게 아니라, 나도 잘라서 나눠주려고 한다. 수비할 때도 볼만 보고 달려들거나 헬프를 너무 많이 하는 등 오버하는 수비를 자제하려고 한다. 내 찬스를 놓치지 않으면서 헬프도 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한편, 문성곤은 2019~2020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4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바 있다. 2023~2024시즌에는 서울 SK 오재현이 문성곤의 독주를 깨고,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다. 오재현은 차기 시즌 최우수 수비수상에 욕심을 드러내기도.
문성곤은 "사실 마음은 올해가 더 편하다. 혼자 너무 많이 받기도 했고, 네 번째 받았을 땐 내가 왜 받냐는 말도 많았다. 그런 게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이번엔 내가 (오)재현이한테 도전하는 입장이다"라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2024~2025시즌 팀 전력에 관해선 "(팀을) 떠난 선수들이 아쉽고 보고 싶기도 하지만, 남은 선수들끼리 열심히 하고 있다. 외부에서 봤을 땐 선수가 빠졌다고 느끼겠으나, 여전히 좋은 선수가 많다. 최진광 같은 선수도 연습할 때나 운동할 때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 올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다"라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외국 선수는 상수가 아닌 변수라고. 문성곤은 "외국 선수는 돌발변수다. 영상만 보고는 어떤지 모른다. 같이 뛰어봐야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국내 선수가 잘 맞춰놓으면 외국 선수도 자연히 녹아들더라. 오마리 (스펠맨) 때도 그랬고, (크리스) 맥컬러 때도 그랬다. 우리끼리 먼저 손발을 잘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성곤은 "무엇보다 웃으면서 농구하고 있다. 비시즌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는 만족감인지, 주장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대표팀에 대한 긴장감을 떨친 덕분인지,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 (쉬는 기간 없이)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행복하게 하고 있다. 그냥 즐겁다"라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사진 = 김우석 기자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