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괜찮을까…'금리벽' 높이는 은행들
금융당국 주문에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상 계속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내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으려는 막바지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속도조절 주문에 발맞춰 대출금리를 계속해서 높이는 중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1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1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추가 인상한다.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안정화 관리 조치로 최근 한 달여간 5번째 상향 조정이다. 주담대는 갈아타기(대환)를 포함해 0.3~0.5%포인트 올린다. 전세자금대출은 0.2~0.35%포인트 높인다.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가계 주택자금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 주담대는 최대 0.4%포인트, 전세대출은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전세대출은 0.10%포인트 각각 인상한 바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달부터 잇달아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은행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당국 압박에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내려 인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수요 차주들의 매달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은행의 중장기 이자수익이 확대되는 구도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5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월별 증가폭은 4월 5조원, 5월 6조원, 6월 5조9000억원에 이어 4달 연속 5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주담대는 5조6000억원 늘어난 882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별 증가폭이 4달 연속 4조원을 웃돌고 있다.
주택매매 거래가 살아나며 집값이 들썩이면서 대출금리 상향에도 급증하는 수요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5월 3만9000가구에서 6월 4만3000가구로 뛰었다. 이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1만8000가구에서 2만3000가구로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8일 기준 718조2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15조7383억원에서 일주일여 만에 2조5290억원 늘어난 규모다.
앞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3조3289억원 불어난 바 있다. 월별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에 이어 지난달 7조1660억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달 증가폭은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8일 기준 561조390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559조7501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1조6404억원 더 불어난 수치다.
앞서 시중은행 주담대는 올 들어 전달까지 29조8579억원 급증한 바 있다. 월간 주담대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에 이어 7월 7조59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들이 월별 대출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4326억원으로 지난달 말 102조6068억원에서 이달 들어 8258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높여도 시장금리가 떨어져 주담대 평균 3~4%대 수준"이라며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으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이달 말까지는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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