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시원찮은 주가…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해결책 고심

정소양 2024. 8.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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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리스크'에 증권가 목표주가 유지·하향 의견
4분기 예고된 '기업가치 제고계획 방안' 변곡점 될지 주목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가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낮추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어떻게 주가부양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성과에도 불확실성이 혼재된 평가가 나오면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23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규모다.

지속적인 고객 기반 강화와 뱅킹·플랫폼 비즈니스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 등이 호실적의 바탕이 됐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17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플랫폼 수익이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9% 오른 2만1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반기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6일(1만9680원)에 비하면 11% 올랐지만, 3만1500원을 기록했던 올해 초 주가를 회복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목표 주가를 유지하거나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를 기존 3만2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내렸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 2만7000원을 유지했으며,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의견을 '중립'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23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이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인한 대주주 사법리스크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지분 13.2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 이상으로 고정시키려고 시세를 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카카오가 이번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중 10%만 남기고 처분해야 한다.

증권가도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독보적 수신 경쟁력을 계속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카카오뱅크 주가부양은 윤호영 대표의 과제로 꼽혀왔다.

앞서 지난 2021년 초 카카오뱅크가 상장했을 당시 주가는 5만원대에서 9만원대까지 단숨에 오르며 시가총액 3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고평가 논란 등에 쉽싸이며 현재 주가가 2만원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현금배당 실시,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총 381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주당배당금은 80원이다. 지난해에도 715억원 규모(주당배당금 150원)의 배당을 펼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규모다.

이에 시선은 카카오뱅크의 가업가치 제고 계획에 쏠리고 있다. 4분기 예고된 '기업가치 제고계획 방안'이 주가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기업가치 제고계획 방안을 수립해 오는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며 밸류업 계획을 예고 공시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이사회를 거쳐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계획 중"이라며 "(밸류업 공시에는) 기존 취득한 자사주 처리나 배당 등 주주환원 부분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담을 예정"이라며 "다만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권과 달리 '성장'이 키워드가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대마진이나 수수료를 어떻게 더 효율화해 사회적 효용을 만들 것인지,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어떻게 더 늘려서 포용금융을 이끌 것인지 등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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