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 겁 없는 '무면허' 10대

윤한슬 2024. 8.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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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통사고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인 명의로 빌린 렌터카를 몰다가 사고를 낸 10대들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군이 무면허 상태여서 면허가 있는 B씨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사고 후 도주하거나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엄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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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서 차량 전복사고
지인 렌터카 무면허 운전하다 사고
운전 부인하다 경찰 추궁 끝에 실토
12일 오전 5시 30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장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전복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교통사고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인 명의로 빌린 렌터카를 몰다가 사고를 낸 10대들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2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혐의로 10대 A군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전주시 덕진구 장동의 한 도로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 일행 4명은 렌트한 승용차량을 몰던 중 전복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가 "(차량이) 커브를 돌다가 단독 사고가 났는데 사람들이 다 바깥으로 나왔다"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차량 내 자동 신고시스템을 통해서도 112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현장 없던 "아는 형"을 운전자로 지목

사고 현장에는 A군 등 미성년자 4명이 서 있었다. A군 일행은 운전자가 누구냐고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모두 "나는 차량을 운전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는 형이 운전했다. 주변에 있는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에 없던 B씨를 운전자로 지목했다. 20여 분 만에 등장한 B씨는 "내가 운전했는데, 화장실에 갔다 왔다"고 진술했다.

차량 전복 사고가 났는데도 B씨 옷에 사고 흔적이 없고, 긴급 상황에 화장실에 갔다는 점에 의아함을 느낀 경찰은 "거짓말일 경우 범인 은닉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이들을 추궁했다. B씨는 뒤늦게 "나는 운전하지 않았다. 저 애들 중에 누군가 운전했다"고 실토했다. A군도 운전 사실을 털어놨다.

B씨는 이들에게 렌터카를 빌려준 지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이 무면허 상태여서 면허가 있는 B씨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A군 일행의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왔다"며 "렌터카 이용 기록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해 B씨의 입건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운전자 바꿔치기 엄벌 요구 커져

최근 사고 후 도주하거나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엄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엔 경북 울릉도에서 음주 상태로 관용차를 몰다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일당이 구속 송치됐다. 또 같은 달 부산지법에선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를 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5월 20일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사건 은폐 논란 이후 음주운전·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 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등을 사법 방해로 규정하고 일선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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