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은 엄마들, 오랑우탄에게 모유 수유 가르친 결과는?

사진출처=노라 머피 SNS, 뉴욕포스트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아일랜드의 한 동물원에서 임신한 오랑우탄에게 모유 수유하는 법을 가르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아일랜드 타임스와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 동물원에서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자원봉사자들이 19세 오랑우탄 무쥬르에게 젖을 먹이는 법을 알려 주었다.

동물원 측은 "무쥬르가 2019년과 2022년에 출산했지만 젖을 제대로 먹이지 못해 새끼들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며 "이번에는 뭔가 다르게 시도해야 했기에 이런 교육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에는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여성 30명이 자원했으며, 매일 4명씩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차례대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무쥬르에게 보였다.

자원봉사자 노라 머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쥬르가 손으로 젖을 짜는 등의 행동을 따라 했다"면서 "정말 놀랍고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조산사 겸 모유 수유 전문가 리지 리브스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그녀는 "무쥬르가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이 용감하게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벗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은 헛수고로 끝났다.

동물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출산한 무쥬르는 새끼에게 이전과 다른 모성애를 보였지만 수유 자세는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에 동물원은 어미와 새끼를 분리해 직원들이 몇 주 동안 젖병으로 수유했다. 이후 오랑우탄 새끼를 길러본 경험이 있는 영국의 전문 기관으로 옮길 예정이다.

한편 오랑우탄의 탄생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오랑우탄이 심각한 멸종 위기종이며 암컷은 3~5년에 한 번씩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