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500만원' 대출자 디딤돌 금리인상 전문가 의견 분분
정책자금 규제에 서민 주거 불안 우려 나와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와 시중금리가 적정한 차이를 유지하도록 오는 16일부터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디딤돌 대출은 기존 2.15~3.55%에서 2.35~3.95%로, 버팀목 대출은 1.5~2.9%에서 1.7~3.3%로 인상한다.
다만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 구간에 따라 차등 인상하고 ▲신혼·출산 가구 주거지원을 위한 신생아 특례대출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비정상 거처 대출 등의 금리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이미 대출 심사 진행 중인 건은 적용받지 않는다.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구입자금·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85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며 소득이 높을수록 적용되는 금리가 높다. 버팀목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이번 조치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정책대출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정책자금 위주로 불어나는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대출 금리와 시중 금리의 과도한 차이가 주택 정책금융의 빠른 증가세 원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에 따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권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60%가 디딤돌·버팀목 등 국토부가 공급하는 정책금융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딤돌대출의 상반기 집행 실적은 1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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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증가 속도와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분석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한다. 기준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너무 낮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디딤돌대출 대상인 연봉 8500만원은 중산층에 해당한다"며 "집값이 난리를 치고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 정책 대출을 조절하는 것이 맞다. 이후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나 특례 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당시엔 파장이 컸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라며 "대출을 아예 중단하는 게 아니라 금리를 올리는 것이어서 시장에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서민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시된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 상승은 고가 주택 거래로 인한 현상인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민 대출을 조이면 서민 주거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 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디딤돌 등은 주택 가액이 6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서민을 위한 주거 지원 성격이 강하다"며 "서울 집값을 견인하는 건 사실 중고가 가격의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위원은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보다 앞서 인상돼 주거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며 "정책 대출 수요자들은 매매나 전세가 어려워지면 월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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