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잘해?” LG 시절 동료들도 묻는다…롯데 복덩이, 어떻게 트레이드로 인생 바꿨나

이후광 2024. 8. 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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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호영 / OSEN DB
롯데 손호영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LG 시절 동료들이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묻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30)은 지난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3차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 활약하며 데뷔 첫 한 경기 4안타를 달성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서웠다.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3루 찬스에서 등장, KT 선발 고영표를 만나 무려 8구 승부 끝 좌익수 앞으로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이날의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 때 3루까지 이동한 손호영은 전준우의 달아나는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홈을 밟았다. 

2회초 2사 2, 3루 찬스에서는 고영표의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는 처음이자 마지막 출루 실패였다. 

손호영은 6-0으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고영표 상대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이후 레이예스의 2루타와 나승엽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시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8-2로 리드한 6회초 역시 선두타자로 나섰고, 이번에는 성재헌을 만나 중견수 키를 넘기는 인정 2루타로 물꼬를 텄다. 이후 나승엽의 중전안타 때 3루를 거쳐 홈을 밟으며 쐐기 득점을 책임졌다. 

손호영은 9-6으로 앞선 8회초 또 선두타자로 등장, 김민 상대로 좌전안타를 치며 데뷔 첫 한 경기 4안타까지 달성했다. 종전 5차례의 한 경기 3안타를 넘어 개인 신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5번의 3안타 경기 또한 모두 롯데 이적 후의 일이었다. 

롯데 손호영 / OSEN DB

경기 후 만난 손호영은 요즘 타격감이 너무 좋다는 질문에 “아니다. 오히려 감이 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라며 “오늘은 이상하게 계속 1번타자처럼 선두타자로 나섰다. 안 좋아도 좋다고 생각하고 들어갔고, 연습과 경기는 다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라고 겸손한 답변을 남겼다. 

손호영은 시즌에 앞서 LG 트윈스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이적해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만년 백업이었던 그가 63경기 타율 3할3푼2리 11홈런 49타점 OPS .937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 클린업트리오로 자리매김했기 때문. 전반기 30경기 연속 안타로 이 부문 역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손호영은 연속 경기 안타 기록에 몰두한 나머지 오른쪽 햄스트링에 탈이 나며 한 달여간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7월 20일 컴백해 열흘 동안 타율 2할3푼3리 1홈런 4타점으로 1군 분위기를 잠시 익혔고, 8월 들어 타율 4할8푼3리(29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롯데 손호영 / OSEN DB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손호영은 “LG 시절 동료들과 지금도 기분 좋게 연락하면서 지낸다. 왜 이렇게 요즘 잘하냐고 하더라. 난 그들에게 항상 말하는 게 ‘잘할 때가 됐으니 잘하는 거겠지’라고 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올 시즌을 보면 막 좋지도 않고 또 막 안 좋지도 않다. 비슷하다. 방망이를 더 적극적으로 휘둘러야한다는 생각도 그대로다”라며 “홈런 또한 그냥 치다 보면 나오는 거다. 노려서 나오는 게 아니다. 내가 그 정도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히 치다 보니 홈런도 나온다”라고 덤덤하게 비결을 전했다. 

손호영을 등에 업은 롯데는 KT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좁혔다. 시즌이 아직 39경기나 남아있기에 충분히 기적의 가을야구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 손호영 / OSEN DB

손호영은 “항상 형들이 야구는 모르는 것이니 끝까지 하자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 경기 이기려고 하고 있다. 형들이 잘 이끌어줘서 점수 차이가 벌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 그래서 요즘 분위기가 좋은 거 같다”라고 최근 롯데 분위기를 전했다. 

손호영 또한 이적 첫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용두사미의 시즌이 되지 않게 지금처럼 꾸준히 기회를 얻으면서 가을야구로 인생 역전의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다. 

손호영은 “남은 시즌도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열심히 뛸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잘해야 내일도 나가고 모레도 나갈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이 열심히 할 생각이다. 그리고 올해 꼭 가을야구도 뛰고 싶다”라는 포부를 남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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