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비닐봉지 재료 ‘폴리에틸렌’…서울 대기 미세플라스틱 중 최대 비중
포장재와 음식 용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 대기 중 가장 많이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서울 시내 미세먼지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폴리에틸렌(PE·Polyethylene) 비중이 전체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46.6% 검출돼 가장 높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포장재와 플라스틱 용기, 비닐봉지 등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어 폴리스타이렌(PS·Polystyren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검출 비중이 높았다. 폴리스타이렌은 식품 용기나 컵 등의 제조 성분이다.
이밖에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우레탄(PU),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아마이드(PA), 아크릴 등 확인돼 총 8종류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계절별로 보면 가을(9~11월)에는 검출 비중이 PE·PS·PP 순으로 높았고, 겨울(12~2월)에는 PE·PS·PU 순이었다.
서울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5㎛ 이상 입자는 ㎥ 당 평균 71개였다. 특히 겨울철인 12월에 평균 122개로 급증했다. 외국 연구를 보면 베이징 등 중국 도시는 ㎥ 당 282±127개/㎥, 독일의 도시들은 91±47개 수준이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이번 실험은 2023년 9월~2024년 2월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연구원 옥상에서 맑은 날 월 1회 포집한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분석 대상은 입자가 1㎛~5㎜로 작은 미세플라스틱이다. 연구원 측은 향후 분석 미세플라스틱을 1㎛까지 확대하고 봄과 여름철 모니터링을 통해 계절별 발생 특성을 파악할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포집된 대기 시료는 유기물 제거 및 여과 과정을 통해 전처리한 후 라만분광법을 적용한 분광기(Raman)로 머리카락의 10분의 1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개수와 종류를 분석한 것”이라며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분석은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1년 20㎛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연구할 수 있는 라만분광기 분석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단색 레이저를 통한 빛의 산란으로 시료 고유의 진동수 차이를 측정해 물질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1㎛ 크기의 입자까지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성 보건환경연구원장은 “그간 미세플라스틱 분석은 대부분 해양·토양 환경에 편중돼 도심 속 대기 환경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라면서 “대기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분석 방법을 표준화하고 생활 밀착형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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