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구역 불법주차 신고했더니…"누군지 안다" 대자보 붙어
유영규 기자 2024. 8. 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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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문은 "요즘 악의적으로 누가 신고를 하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블박(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입주민이신 것 같더라. 어떤 심보로 신고를 하신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어서 이렇게 쪽지 남기게 되었다.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마음 같아선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은데 저도 똑같은 사람 될까 봐 행동으로 옮기진 않겠다.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적혔습니다.
A 씨는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 못했는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 나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된 후 댓글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면서 "블박 영상을 뒤져서 나를 특정하고 심지어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고 하는 걸 본 후 상당히 두려운 상태다. 나의 공익 신고로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주차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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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구역 불법 신고자를 비판하는 대자보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들을 신고했더니 과태료를 문 주민들이 신고자를 공개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됐습니다.
10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지난 한 달간 빌라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휴대전화로 30회 이상 촬영해 국민신문고에 올렸습니다.
주차 공간이 있는데도 장애인 전용 구역에 습관적으로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불법 주차 차주들은 A 씨 신고 후 구청으로부터 10만 원의 과태료를 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 신고 덕에 그가 사는 빌라의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는 불법주차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1일 30여 세대가 거주하는 이 빌라의 1층부터 6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A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협박성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불법 주차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주민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문은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A 씨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 A 씨가 같은 주민임을 확인했다고 밝혀 A 씨를 섬뜩하게 만들었습니다.
게시문은 "요즘 악의적으로 누가 신고를 하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블박(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입주민이신 것 같더라. 어떤 심보로 신고를 하신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어서 이렇게 쪽지 남기게 되었다.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마음 같아선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은데 저도 똑같은 사람 될까 봐 행동으로 옮기진 않겠다.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적혔습니다.
게시문이 달리자 주차 위반 과태료를 물었던 다른 주민들이 동조하는 댓글을 잇달아 달아 놓았다.
"샵 인정" "진짜 너무함. 잘 먹고 잘살아라." "동감한다. 저도 신고당했다" "주차 공간이 없다면 당연히 (장애인 구역에) 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빡빡하게 굴지 좀 마라 ㅠㅠ" 등입니다.
이 대자보는 게시 1주일쯤 지나 제거되긴 했지만, A 씨는 빌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이동하면서 다른 주민들과 마주칠 때마다 위해를 당하지 않을까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혹시 말다툼이나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건 아닌지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A 씨는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 못했는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 나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된 후 댓글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면서 "블박 영상을 뒤져서 나를 특정하고 심지어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고 하는 걸 본 후 상당히 두려운 상태다. 나의 공익 신고로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주차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제보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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