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란, 이번 주 내 공격 가능성…휴전 협상에 영향”

충돌 위기 고조로 유가 급등

12일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광장 근처에 지난달 31일 이란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려고 방문했다가 폭살당한 이스마일 하니야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백악관이 이란이 이번주 안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2일 브리핑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살해된 것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번주에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격이 며칠 내에 단행될 수 있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정보 평가와 같은 것이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상황을 계속해서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공격이 이르면 이번주에 발생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란이 4월처럼 로켓과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예상과 관련해서는 공격 형태를 미리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일련의 심각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남중국해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또 전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유도미사일 잠수함도 중동 지역으로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공군은 현지에 F-22 전투기 등을 증강 배치하는 조처에 착수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란이 공격을 개시하면 미국 등이 15일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이번주에 일이 발생하면 그 시기가 분명히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들과 전화로 중동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5개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긴장을 낮추고 가자지구의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집단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것에 지지를 표명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 위협을 중단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고 했다.

충돌 위기 고조로 이날 브렌트유는 3.3%, 서부텍사스유는 4.2% 오르는 등 유가가 급등했다. 브렌트유 상승률은 올 들어 최고다. 충돌 자체가 석유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과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를 함께 끌어올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