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폐사 속출… 진땀 나는 인천지역 농가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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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폭염에 닭들이 '픽픽' 쓰러져요. 사람도 쓰러지는 마당인데, 이러다 집단 폐사할까봐 걱정입니다."
인천지역 닭·돼지 농장과 양식장 등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따른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초비상이다.
그러나 인천에 최근 30℃가 넘는 폭염이 지난달부터 이어지면서 축사마다 매일 수십마리씩의 닭 등이 죽어나가고 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서해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인천지역 바지락 및 굴 양식장의 집단 폐사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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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 양식업도 생산량 뚝
“매일 폭염에 닭들이 ‘픽픽’ 쓰러져요. 사람도 쓰러지는 마당인데, 이러다 집단 폐사할까봐 걱정입니다.”
12일 오전 10시께 인천 강화군의 한 양계장. 7만여 마리의 닭을 키우는 이 곳 농장 곳곳에는 대형 선풍기가 ‘터덜터덜’ 소리를 내면서 축사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닭들은 무더위에 지쳐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닭은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로 서로를 쪼며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농장주 A씨(82)는 “이달 들어 폭염 때문에 닭들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다”며 “매일 축사 곳곳에 물도 뿌리고, 선풍기 40~50대를 24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전기요금만 1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이 상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인근의 돼지 농장도 마찬가지. 돼지 400여 마리가 물도 사료도 먹지 않고 축 처져 누워있다. 최근 1천500만원을 들여 쿨링패드를 설치했지만, 축사 내부는 32℃로 너무 뜨겁다. 농장주 B씨(70)는 “선풍기로는 돼지들의 폐사를 막지 못해 에어컨을 틀다보니 지난달 150만원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그래도 자식같은 돼지들을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닭·돼지 농장과 양식장 등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따른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초비상이다. 농장과 양식장은 전기요금 폭탄에도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강화와 중·계양구지역 767개 농가에서 닭 72만4천536마리와 돼지 2만3천421마리, 오리 152마리 등을 사육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 최근 30℃가 넘는 폭염이 지난달부터 이어지면서 축사마다 매일 수십마리씩의 닭 등이 죽어나가고 있다. 앞서 강화군 화도면 내리에 있는 육계 농장에서는 폭염에 2천400마리 집단 폐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닭은 고온에 가장 취약해 30℃가 넘으면 산란 수가 줄고, 33℃ 이상에선 호흡이 빨라지고 체온이 상승해 폐사 위험이 크다. 돼지도 33~35℃의 고온 상태에 놓이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소화 능력 등이 떨어져 위험하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서해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인천지역 바지락 및 굴 양식장의 집단 폐사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실시간 해양수산환경 관측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천 자월도 앞바다 표층 수온은 지난 4일 최고 30.1℃를 기록하기도 했다. 굴의 경우 여름철 수온이 28℃ 이상이면 성장을 멈추고, 30℃를 넘으면 폐사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미 수온 상승으로 인해 인천지역 양식장의 생산량은 급감하는 추세다. 인천시수산자원연구소의 연안어장 실태조사에서 양식장의 바지락은 지난 2008년 1천250t에서 2021년 326t으로 감소했다. 굴도 2008년 332t에서 2021년 75t으로 급감했다.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제 폭염 등 기후변화는 해마다 반복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농가 등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량이 줄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닭·돼지 농가의 근본적인 개보수 등의 지원을, 양식장은 새로운 어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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