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 역행 배드민턴협회…재소환 되는 과거 민낯[안세영 폭로 논란②]
개인 후원 계약 제한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
"언젠가는 불거졌을 일…시대 발맞춰 나아가야"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폭로 이후 과거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됐던 여러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안세영 금메달로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 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에 금맥을 캤다.
여자 단식 한정으로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에 이어 28년 만에 탄생한 금메달리스트인 만큼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금메달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참아왔던 작심 발언을 내놓아 충격을 안겼다.
협회의 안일한 선수 부상 관리와 더불어 무리한 대회 참가 지시, 트레이너 채용, 단식과 복식 훈련 방식, 체력 운동 프로그램, 올림픽 출전 제한 등을 지적했다.
대회 종료 이후 배드민턴협회는 10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범국민적인 분노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 과거 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된 여러 논란들이 재조명됐다.
먼저 안세영 이전 마지막 금메달리스트인 이용대의 징계 위기가 있었다.
지난 2014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이용대가 세계스포츠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당시 배드민턴협회는 보고 기한 미준수, 소재지 보고 오류 등 기본적인 행정 실수를 저질러 이용대가 마치 도핑 테스트에 불응한 상황으로 만든 촌극을 빚었다.
국가대표 선발 프로세스가 국민 청원에 공론화된 일도 있다.
지난 2021년 전 국가대표 정경은은 배드민턴협회가 복식 선수 선발 중 평가위원 점수가 절반에 달하는 납득하기 힘든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배드민턴협회는 평가위원 점수 비율을 낮추고 사적 평가가 의심될 요소들을 제거했지만 최근 평가위원 점수 비율을 다시 높이기로 개정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가 직접적인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은 배드민턴협회 임원진이 세대교체라는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노메달'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최근엔 불과 2021년 전까지 선수는 이코노미석에 앉고 임원진은 비즈니스석에 앉았다는 사실, 선수 개인 후원 계약 제한, 기이한 임원진 구조 등이 밝혀지면서 비판받고 있다.
결국 대회 종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섰다.
문체부는 지난 12일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며 "이번 조사는 국민적 의혹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고, 어느 한쪽에 편향됨 없이 공정함을 원칙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장을 맡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안세영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라면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라며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12일 배드민턴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다. 세계 랭킹 1위 선수인데 등한시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트레이너와 한의사 등을 얘기했을 때 1차 저지선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인데, 그게 배드민턴협회까지 갔는데 묵살이 된 건지 조사를 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개인 후원 계약 제한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불거졌어야 할 일이다. 시대에 발을 맞춰가지 못한 게 협회가 아닌가 싶다"라며 "일본 선수들도 '요넥스'를 입지만 경기력이 향상을 위해 라켓과 신발은 풀어준다. 중국도 '리닝'이라는 브랜드를 쓰다가 지금은 선수마다 다르게 사용한다. 분명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끝으로 배드민턴협회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아주 쉽다. 옆에만 돌아보면 되지 않나"라고 운을 뗀 뒤 "얼마 뒤 목포에서 코리아 오픈이 있다. 세계 랭커들을 보면 배드민턴협회에서도 다 안다. 시대에 역행하지 말아야 한다. 협회가 시대에 발맞춰 갔으면 좋겠다"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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