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책대출의 존재 이유

박하늘 기자 2024. 8.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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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 294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집 장만하며 일으킨 대출과 집 판매대금, 새로 일으킬 4억원 가까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와 원금 등을 계산하며 지금의 편안한 생활을 포기하면 어찌저찌 롯데캐슬의 주인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정부가 느닷없이 이달 16일부터 디딤돌 대출 금리를 0.2∼0.4% 높인다고 발표했다.

정책대출의 존재 이유는 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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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천안아산본부 기자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 294만명이 몰렸다. '역대급'인 이 기현상은 '로또'라는 풀이로 말끔히 설명됐다. 가족 중 하나는 서버폭주를 뚫고 청약 신청에 성공했다. '안전마진 10억원'이 서버폭주를 이겨낸 원동력 이었다.

롯데캐슬 당첨을 상상하며 이후 단계를 짚어봤다. 계약금 20%부터 난관이었다. 4억8000만원 분양가에 계약금 9600만원이 현금으로 필요했다. 지난해 집 장만하며 일으킨 대출과 집 판매대금, 새로 일으킬 4억원 가까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와 원금 등을 계산하며 지금의 편안한 생활을 포기하면 어찌저찌 롯데캐슬의 주인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지금의 생활을 포기하면 가능하다는 말이다.

지난해 생애 첫 집을 마련했다. 첫 집을 사며 하나님께 먼저 감사했고 다음으론 정부에 감사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덕에 살 수 있던 집이다. 결혼을 앞두고 우리 부부 만의 힘으로 집을 구하려 했다. 최대한 역과 가까우며 2억원대가 조건이었다. 마침맞게 적당한 아파트 분양권이 매물로 나왔다. "왜 파시냐"고 물었다. 동탄 신축아파트에 산다는 분양권자는 대출금리가 너무 높고 보유한 부동산이 많아 취득세 감당이 안된다고 했다. 투자하려 샀는데 손해보며 파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에서는 디딤돌 대출로 분양가의 80%, 고정금리 2%대로 분양대금을 도와줬다. 갚을 날은 까마득하지만 그 덕에 자가에서 편한 삶을 누리고 있다.

정부가 느닷없이 이달 16일부터 디딤돌 대출 금리를 0.2∼0.4% 높인다고 발표했다. 작은 폭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없다. 디딤돌 대출은 무주택자, 연 소득 8500만원 신혼부부, 전용면적 85㎡ 이하, 평가액 5억 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정책자금이다. 부부합산 연 5000만원 이하 무주택자에게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버팀목 대출 금리도 높인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란다.

종부세, 상속세를 손 본다면서 디딤돌, 버팀목 금리를 올리는 현 정책은 서민 눈엔 '있는 사람 봐주고 없는 사람 쥐어 짠다'고 비춰진다. 안전마진 10억원은 집을 팔아야 생기는 돈이다. 수익창출은 버틸 자금이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하다. 서민은 정책자금에 기댈 수 밖에 없다. 디딤돌은 서민을 흔들리지 않게 지탱하는 반석이다. 정책대출의 존재 이유는 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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