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 이랜드월드에 부동산 담보 제공한 사연

김지우 2024. 8.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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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 차입금에 담보 걸고 만기 연장
이자 부담 커져…올 1분기엔 영업익 넘어서
주얼리 사업 실적 부진…패션과 시너지 노려
/그래픽=비즈워치

테마파크, 주얼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이월드가 토지를 담보로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차입을 연장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은행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서 과거엔 자금 조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금융비용을 부담하기에도 힘든 처지가 됐다.

차입금 만기 연장

이월드는 지난 8일 이랜드월드로부터 빌린 기존 차입금 320억원에 대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 만기를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입기간은 오는 17일부터 향후 2년으로 연장됐다.

이번 담보 제공 건은 지난 2021년 차입금 만기 연장과 관련한 내용이다. 당시 이월드는 높은 금융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에게서 운영자금 350억원을 빌렸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담보 신탁계약금액이 1700여 억원이었다. 한국산업은행, 청운신용협동조합 외 14개 기관, 대구은행, 이랜드월드에 우선수익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월드의 금융비용은 갈수록 늘었다. 2020년 14억원에서 2021년 33억원, 2022년 56억원, 지난해엔 69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의 대부분은 이자비용이다. 이번 1분기엔 영업이익보다 금융비용이 더 많아졌다. 돈을 번 것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상환액이 더 커진 셈이다. 올 1분기 이월드의 영업이익은 17억원 가량이었던 반면 금융비용은 20억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이월드의 차입금은 1340억원이다. 문제는 이자를 지급할 현금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47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억원으로 전년(70억원) 대비 6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이월드가 돈 꾼 이유

이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다. 2018년 이랜드그룹은 이월드를 통해 20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그해 12월 이월드는 1108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랜드월드의 주얼리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2019년 1월 31일 이월드는 이랜드월드로부터 주얼리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이랜드그룹은 상장사인 이월드에 주얼리 사업을 맡겨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2020년 매출이 떨어졌다. 이후에도 코로나 사태 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월드의 지난해 매출은 1153억원, 영업이익은 79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실적은 악화했다. 매출은 2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줄었다. 

이월드 연간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이 같은 실적 악화엔 전체 실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 온 주얼리 사업 성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테마파크 사업은 지난해 매출 404억원으로 직전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반면, 주얼리 사업 매출은 749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줄었다. 

주얼리 사업 비중은 2019년 당시 이월드 전체 매출의 82%, 영업이익의 79.2%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올 1분기 기준) 주얼리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66.6%, 영업이익 비중은 54.8%로 떨어졌다.

주얼리 사업 실적 악화엔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이월드 주얼리 부문에는 로이드, OST, 라템, 클루 등의 브랜드가 있다. 현재 국내 주얼리 시장은 고가 브랜드가 주목 받으면서 중저가 주얼리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지난 6월 이월드의 최대주주가 이랜드파크에서 이랜드월드로 바뀌었다. 이랜드월드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 주식 4194만6308주를 매입했다. 1주당 2384원으로 총 1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랜드파크의 이월드 지분율은 49.45%에서 19.87%로 줄었다. 반면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은 13.84%에서 43.42%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패션 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월드가 이월드의 주얼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린 조치로 보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월드의 주요 사업부문인 테마파크는 재무구조가 굉장히 건전하다"며 "다만 주얼리 부문의 영업실적이 어려워진 것이며, 하반기부터 매장 확산세도 좋아지고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비융도 절감하는 방향으로 추가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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