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 카데나스 방출→디아즈 합의…문제는 이틀 후 데드라인, 비자 발급 늦어지면? 그래도 삼성은 바꿀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멕시코 디아블로스 로호스 델 멕시코는 12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르윈 디아즈가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디아즈가 삼성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올 시즌에 앞서 호세 피렐라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총액 100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었던 데이비드 맥키넌을 영입했다. 맥키넌은 마이너 통산 357경기에서 36홈런 210타점 타율 0.294의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 세이부에서 127경기에 출전해 15홈런 50타점 타율 0.259를 기록한 뒤 삼성과 연이 닿았다.
당시 삼성은 맥키넌의 장라력에 주목했으나, 5월 1홈런, 6월에는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하는 등 72경기에서 4홈런에 그치며 올스타전이 끝난 뒤 짐을 싸게 됐다. 맥키넌과 갑작스럽게 결별한 삼성의 선택은 총액 47만 7000달러의 루벤 카데나스였다.
카데나스는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6라운드 전체 493순위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커리어를 시작,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는 단 한 번도 밟지 못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6시즌 동안 뛰며 554경기에 출전해 555안타 99홈런 362타점 333득점 타율 0.272 OPS 0.83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데뷔 첫 시즌부터 장타율이 0.45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한 방'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
지난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전을 가진 카데나스는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아치를 그리는 등 6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 시리즈 세 번째 경기에서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서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 좋은 삼성과 갈등이 시작됐다. 병원 검진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카데나스가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한 까닭이다.
선수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삼성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고 열흘의 휴식을 부여했고, 휴식 11일째였던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타로 투입돼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투입됐다. 물론 선수의 의사를 물은 뒤 대타로 내세웠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경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화 김태연이 친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는데, 충분히 '단타'로 끊어낼 수 있는 타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카데나스에게서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위 '산책 수비'였던 셈이다.
결국 뿔이 난 박진만 감독은 박진만 감독은 카데나스를 빼고 김헌곤을 대수비로 투입했고, 이튿날 카데나스를 1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다른 문제도 발생했다. 카데나스와 대학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코너 시볼드가 8일 SNS를 통해 "DM을 봤는데,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속이 쓰리고 참담하다. 카데나스는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최근까지 응원을 해줬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푸대접을 받을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 카데나스는 훌륭한 사람이고, 그렇게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절친을 두둔했다.
이에 삼성이 칼을 빼드는 모양새다. 삼성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유력한 선수는 디아즈. 삼성 관계자 또한 디아즈의 영입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디아즈는 지난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로 3시즌 동안 112경기에 출전해 58안타 13홈런 타율 0.181 OPS 0.567의 성적을 남겼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732경기에 나서 715안타 119홈런 타율 0.264 OPS 0.794를 마크, 올해는 멕시코 리그에서 75경기에 출전해 52안타 19홈런 타율 0.376 OPS 1.099로 펄펄 날아올랐다.
디아즈가 삼성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이 매우 높지만, 현시점에서 '변수'가 없진 않다. KBO 규약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입단한 선수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디아즈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비자 발급을 추진하고 있다. 8월 15일은 광복절로 공휴일이지만, 비자만 발급만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KBO의 '승인'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8월 15일 전까지 비자 발급 절차를 완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비자 발급이 완료될 경우 걸림돌은 없다. 결단을 통해 선수 교체를 공식화하면 된다. 하지만 디아즈의 비자 발급이 난항을 겪는다면,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포스트시즌을 위해 카데나스와 '완주'를 택하는 것과 가을야구 출전을 포기하더라도 디아즈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것이다. 이종열 단장도 "카데나스의 부상 회복을 기다리는 것과 이와 관계 없이 디아즈를 영입하는 방법이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시간이 있지 않나"라고 말을 아꼈다.
그래도 첫 번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데나스는 '워크에식' 문제로 인해 코칭스태프의 눈밖에 나 있기 때문이다. 이종열 단장도 "현재 순위권 경쟁을 보면 5강 경쟁에 들어간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라며 교체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전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디아즈는 비자 발급을 위해 이미 비행기에 몸을 실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행정 절차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상황을 확신할 수는 없는 단계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종열 단장. 삼성이 과연 '데드라인' 전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할 수 있을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