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 30-30 앞두고 슬럼프? 10경기 AVG 0.257·13K…홈런 치고 “안 좋다” 빈말 아니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 감이)안 좋다.”
KIA 타이거즈 ‘광주 몬스터’ 김도영(21)은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라이언 와이스의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찍어치듯 밀어서 우월 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런데 경기 후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타격감이 안 좋다. 안 좋을 때 나오는 홈런”이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해당 장면이 김도영의 철저한 타격 테크닉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김도영이 좋지 않은 구간에 들어선 건 사실이다. 그에 앞서 2일 한화전서 좌완 김기중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게 상징성이 있었다.
김도영은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춘다. 그런 김도영이 변화구에 속고, 느린 공에 속기 시작한 건 그의 말대로 타격감이 안 좋다는 증거다. 실제 최근 10경기서 35타수 9안타 타율 0.257 1홈런 4타점 6득점으로 주춤하다. 이 기간 삼진을 13차례 당했다.
급기야 김도영은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삼진을 세 차례 당했다.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난 유인구에 헛스윙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올해 김도영은 좀처럼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확실히 낯설었다.
30-30에 홈런 1개 남았다. 이걸 의식해 슬럼프에 빠진 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지금이 고비인 건 사실이다. 결국 김도영은 올해 언젠가 30-30을 하겠지만, 좋지 않은 구간이 길어지면 40-40 도전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이 1위 사수가 위태로운 팀과 30-30을 발판 삼아 40-40에 도전해야 하는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이 시기에 주춤한 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타격을 잘 하는 타자다. 그러나 데뷔 후 지난 2년과 달리 올 시즌에는 특별한 부상 이슈 없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다.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한 시즌에 많은 경기에 나간 적이 없었다.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이상하다. 결국 체력이 아닌 기술로 야구를 한다는 몇몇 관계자의 말이 와 닿는다. 그래서 와이스의 공에 기 막히게 29번째 홈런을 쳤던 것이다.
이 또한 겪어야 할 통과의례이며, 성장통이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지난 2~3년간 김도영의 행보를 돌아보면 학습효과가 상당한 선수다. 결국 조정하고 극복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의 KIA는 이번주에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로 이어지는 서울 6연전을 치른다. 특히 2위 LG와의 주말 3연전이 올 시즌 선두다툼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키움과의 주중 3연전서는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4~15일에 잇따라 출격할 예정이다.
KIA와 김도영으로선 상당한 난이도가 있는 일정. 이걸 홈런과 장타 혹은 중요한 안타로 해결하면 김도영의 네임밸류는 또 한 단계 올라갈 전망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고척에서 6경기 타율 0.400 4홈런 8타점, 잠실에서 12경기 타율 0.333 1홈런 5타점. 물론 이 데이터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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