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 AS 해드릴게요" 친절했던 젖병 소독기 상담원…10분만에 돈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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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황당해요."
A씨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젖병 소독기가 고장나 카카오톡 상담채널을 통해 AS(사후관리서비스)를 문의했다가 순식간에 40만원을 잃었다.
A씨는 상담원이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내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상담원은 A씨에게 또 다시 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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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황당해요."
30대 주부 A씨는 지난 9일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A씨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젖병 소독기가 고장나 카카오톡 상담채널을 통해 AS(사후관리서비스)를 문의했다가 순식간에 40만원을 잃었다.
A씨는 "제품 수리를 맡기려다가 이런 일을 겪으니까 자책하게 된다"며 "상담 처리도 신속했고 대화도 자연스러워서 순간적으로 쉽게 속았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사용하던 젖병 소독기 버튼이 작동하지 않자 카카오톡 상담 채널에 문의했다. 업체명을 검색하니 상단에 'P사 고,객,센,터'라는 채널이 나왔다.
채널 상담원은 A씨가 보내준 제품 사진을 보더니 "불량 증상이 생겨서 정말 죄송하다"며 "새 제품 교환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A씨가 새 제품으로 교환해달라고 하자 상담원은 선입금을 요구했다. 33만9000원을 무통장 입금하면 새 제품을 보내주고 추후에 환불 조치하겠다고 했다. 상담원은 "(고장난) 제품 회수 이후 검수 기간은 1~2일 소요된다"며 "환불 받을 계좌번호와 예금주를 남겨달라"고 했다.
A씨는 상담원이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내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A씨는 "확인 버튼을 누르고 나니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며 "개인 계좌로 돈을 요구하는 게 이상했는데 나도 모르게 무언가 홀린 듯이 너무 자연스럽게 보냈다"고 말했다.
채팅방 상단에 있는 공지글도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이니 사칭에 주의해달라는 글이었다. 상담원은 A씨에게 또 다시 돈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계좌번호가 바뀌었으니 다른 계좌로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
A씨는 대전 둔산경찰서에 계좌주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 모든 일이 단 10분 만에 일어났다. A씨는 "은행에 문의했지만 보이스피싱이 아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가 상담원에게 항의하자 이번에는 물류센터 상담 채널에 문의하라고 했다. 이 역시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사칭 채널이었다. 물류센터 상담원 역시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
물류센터 측은 "저희 업체는 자동화 시스템이 돼 있어서 입금 때마다 부가세 500원과 함께 입금을 해야 자동확인이 가능하다"며 "다시 한번 33만500원을 추가 결제해달라"고 했다.
'사기 피해 정보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해당 계좌번호로 피해를 본 사례는 55건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메시지 등으로 외부 링크를 보내거나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경우는 사기로 의심해야 한다"며 "피해 사실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카카오에서 공인된 비즈니스 계정 채널은 파란색 V자 인증마크가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비즈니스 채널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모두 증빙해야 만들 수 있다"며 "파란색 인증마크가 없으면 의심하는 게 좋고 사칭 채널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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