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 김정은, “7~8년 전 영상을 보고 있다”고 한 이유는?

손동환 2024. 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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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의 기둥인 김정은(180cm, F)은 과거 자료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정은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김정은을 상대하는 팀 역시 “하나원큐의 전력이 확 좋아졌다. (김)정은이가 가세한 게 크다. 팀이 어려울 때, 정은이가 하는 게 많다. 정은이가 가세하면서, 신지현과 양인영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나원큐의 전력 변화를 경계했다.

하나원큐는 실제로 달라졌다. 2023~2024시즌 한때 3연승을 기록하기도 있다. 그리고 시즌 내내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부산 BNK와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 ‘창단 첫 플레이오프’를 확정했다. 김정은은 역사의 중심에 섰다.

김정은은 “‘창단 첫 플레이오프’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과정은 아쉬웠다.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가 찾아올 때, 우리가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며 2023~2024시즌을 돌아봤다.

한편, 하나원큐는 2023~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부산 BNK 핵심 빅맨이었던 진안(181cm, C)을 영입해, ‘김정은-양인영-진안’이라는 프론트 코트 라인이 형성됐다.

그러나 3명의 선수는 한 번도 합을 맞추지 못했다. 김정은과 양인영(184cm, F)이 비시즌 대부분을 재활로 보냈고, 진안은 7월 초에 대표팀으로 차출됐기 때문. 그런 이유로, 3명의 프론트 코트진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김정은은 “우리 팀의 달라질 농구를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걱정도 된다. 높이는 좋아졌지만, 공격 공간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피드 역시 떨어질 수 있다”며 변화로 야기되는 것들부터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니, 7~8년 전만 해도, 더블 포스트를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많은 팀이 더블 포스트를 사용했지만, 속공이 꽤 나왔다. 농구의 다양성 역시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시절의 비디오를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며 예전의 기억을 덧붙였다.

계속해 “내가 (양)인영이랑 뛸 때, ‘하나원큐의 얼리 오펜스가 약해질 거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 운동 능력과 스피드가 이전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결국은 해냈다(웃음). 또, 진안은 스피드를 강점으로 삼는 빅맨이다. 그래서 설레고 기대된다. 다만, 3명이 훈련을 같이 해봐야 한다”며 양인영 혹은 진안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불안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하나원큐는 2023~2024시즌에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김정은 역시 선수들에게 ‘더 높은 곳’을 주입하고 있다.

김정은은 먼저 “진안 같은 대어를 영입한 게 처음인 것 같다(웃음). 그래서 우리가 기대를 받고 있고, ‘하나원큐가 다크호스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다”며 주변의 평가를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승수를 쌓기 어려운 팀이었다. 또,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만들어야 하는 것도 많다. 선수들이 그런 걸 잊으면 안 된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신)지현이라는 에이스이자 외곽 자원이 이탈했다. 우리 모두가 지현이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 메울 수 없겠지만, 모든 선수들이 그런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하나원큐를 치켜세웠지만, 김정은만큼은 차분했다. 하나원큐의 현실과 과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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