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유가에 '직격탄'…LCC 실적, 3분기 반등할 수 있을까

(인천공항=뉴스1) 박세연 기자 = 여름 휴가철인 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피서객들이 잇따라 해외로 떠나면서 어제 하루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이용객이 22만명을 넘었다. 2024.8.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박세연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꾸준한 여행 수요가 유지되고 있지만 LCC(저비용항공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하다. 고환율·고유가 영향으로 고정비용이 늘면서 3분기 수익성 확보가 숙제로 떠올랐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별도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9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4279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 역시 21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영업이익은 94.9% 줄어든 9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3082억원으로 19%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59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에어부산도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7% 증가한 235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6.7% 감소한 181억원이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티웨이항공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5% 감소한 51억, 매출은 19.1% 증가한 3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상승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엔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가 있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371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60원 증가했고 2019년 2분기 대비는 200원이나 올랐다.

항공사는 여객기 리스비, 유류비, 영공 통과료 등 고정 비용을 달러로 지출한다. 고환율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특히 LCC는 FSC(대형항공사)에 비해 여객기 임대 비중이 높기 때문에 리스비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유류비 상승도 항공사에 비용 부담 요인 중 하나다. 항공유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30%가량을 차지한다.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약 35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3분기와 4분기는 여름 휴가철, 추석 연휴, 연말 휴가 등이 껴있는 성수기로 여객 수요는 견조하겠지만 관건은 고정비용 절감 여부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 전쟁 위기가 지속되면서 향후 유가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LCC업계는 노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에어는 인천~다카마쓰, 인천~보홀 등을 신규 취항하고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마쓰야마, 시즈오카, 오이타, 히로시마 등 일본 간선 노선 확대에 이어 오는 9월14일부터 인천~가고시마 노선 주 3회 운항도 앞두고 있다. 또 임차료·정비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구매기를 도입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LCC 통합 이슈도 연말쯤 수면 위에 오를 전망이다. 오는 10월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문제가 마무리되면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3사의 합병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제주항공도 LCC 시장 재편 시기를 맞아 경쟁 LCC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행 비수기라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점이 실적에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LCC가 통합되면 항공권 가격 변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경쟁 강도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