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교사도 '알 수 없다'는 '교실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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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썬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두려워요." 지난 8일 각 교과서·학습지 업체들이 첨단 교육기술을 선보이는 미래교육박람회에서 만난 한 중학교 선생님의 말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미이수 기준을 어떻게 만들 지, 미이수 시 어떤 절차를 밟을 지 결정된 바 없다"며 "실제 고등학교 졸업이 유예되면 여러 파장이 우려되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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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썬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두려워요." 지난 8일 각 교과서·학습지 업체들이 첨단 교육기술을 선보이는 미래교육박람회에서 만난 한 중학교 선생님의 말이다.
내년은 교육현장에서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는 AI디지털교과서고, 또 다른 하나는 고교학점제다. AI디지털교과서는 보조교과서로,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수학·영어·정보 과목과 중학교 1학년 수학·영어, 고등학교 공통 수학·영어 과목에 적용된다. 이후 학년과 과목별로 확대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대학생처럼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수업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AI디지털교과서는 당장 내년 3월부터 학교에서 수업해야 하지만 올해 11월 말께야 최종 선정돼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 공개된다. 본래 이달까지 선정하려고 했지만 차츰차츰 일정이 미뤄진 탓이다. 선생님들이 실물을 보고 교과서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칠 시간이 2개월에 불과하다.
한반에 30명 가까이 되는 과밀학급은 디지털 디바이스 관리도 만만치 않은 업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에서는 2022년 4월 디벗(디지털+벗) 사업으로 중학교 1학년생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한 뒤 같은해 6~8월에만 수리비가 7000만원이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리의 소홀로 인한 파손은 수리비의 80%는 교육청이, 20% 이내에서 학생이 부담한다. AI디지털교과서는 이보다 어린 초등학교 3학년이 대상이라 크고 작은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같은 반', '담임교사'라는 기존의 개념을 뒤흔든다. 학생들마다 선택한 과목에 따라 별개의 시간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도 사라지고 10~15명 안팎의 학생을 그룹별로 나눠 '소인수 담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는 현재도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모든 일반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된다.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미이수'다. 미이수란 최소성취수준인 40%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다. 별도 과제나 수업을 통해 보충 이수할 경우 학점을 취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미달해 학점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이 불가능하다. 지금은 수업일수의 3분의2 이상만 출석하면 졸업할 수 있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졸업 유예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미이수 기준을 어떻게 만들 지, 미이수 시 어떤 절차를 밟을 지 결정된 바 없다"며 "실제 고등학교 졸업이 유예되면 여러 파장이 우려되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회 변화에 따라 교육 과정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모두가 똑같은 교실에 앉아 똑같은 수업을 받는 교육체계를 바꿔 '교실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교육부의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혁명을 일으켜야 하는 교사조차 내년 수업을 '알 수 없다'면 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시행까지 이제 반년, 교실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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