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웃도는 서울, 반값에도 안 팔리는 부산…경매 시장도 양극화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경매 시장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93.7%를 기록했고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경매시장의 온기는 수도권으로 번져 경기, 인천 등에서도 낙찰가율이 반등하고 있다. 반면 부산과 경북 등에서는 여러차례 유찰이 반복돼 낙찰가율이 80%에도 못미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332건으로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도 전달(86.7%)보다 0.6%p 오른 87.3%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93.7%로 전달(92.9%)보다 0.8%p 올랐다. 2022년 8월(93.7%) 이후 1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일부 선호도 높은 지역에선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141㎡는 지난 7일 첫번째 매각기일에서 감정가 35억6000만원의 약 111%에 달하는 39억5196만원에 매각됐다. 다른 응찰자들도 39억4000만원(감정가의 약 110%), 37억1110만원(감정가의 약 104.2%) 등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아파트 전용 54㎡는 지난달 9일 첫번째 기일에서 21억2123만원에 매각됐다. 감정가는 18억6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14%에 달한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 전용 101㎡는 지난달 8일 감정가(17억9200만원)의 103.9%인 18억615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 5월 1차 매각 당시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14억원대로 떨어졌는데 2차 기일에 응찰자 12명이 몰리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응찰자가 물건을 낙찰받았다. 2번째로 높은 가격을 써낸 응찰자는 감정가의 96.8%인 17억3377만원을 써냈다.
낙찰가율 상승세는 강북지역까지도 번지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9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첫 기일에서 감정가 10억2700만원보다 약 1억원 높은 11억1270만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은 108.3%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오르면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낙찰가율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89.5%로 6월(87.3%)보다 2.2%p 올랐다. 인천 역시 6월(78.6%) 대비 3.1%p오른 81.7%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 경북 등 지방은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78.4%로 전달(78.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80%를 밑돌면서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경북(79.9%)은 전월(82.6%) 대비 2.7%p 하락하면서 1년 만에 다시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부산 아파트의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는 370건으로 서울(276건)보다 100건 가까이 많지만 낙찰가율은 서울은 물론 전국 평균(87.3%)보다도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바로 앞에 수변공원이 있는 '오션뷰' 아파트도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롯데캐슬자이언트 전용 142㎡는 감정가 11억3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두 차례 유찰됐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의 64% 수준인 7억2320만원까지 떨어졌다. 3차 기일인 다음달 2일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몸값은 5억원대로 떨어진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몇 개월 전만 해도 강남권에서만 낙찰가율 100%를 넘겼는데 2, 3개월 전부터 마용성 등 주요 입지로 번지다가 최근에는 성북구 길음동 등 강북지역에서도 감정가를 웃도는 금액에 매각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선호도 높은 신축단지 위주로 낙찰가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반면 지방은 아직 미분양 물량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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