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복제 오류 잡는 단백질, 작동 원리 찾았다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유전 정보를 담은 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의 복제 오류를 교정하는 과정을 발혀 냈다. 오류가 발생한 곳을 지나친 이후 정상적인 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찾아낸 것이다./픽사베이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은 디옥시리보핵산(DNA)의 복제 오류를 막는 과정이 새롭게 확인됐다. DNA 복제 오류는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만큼 질병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석현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DNA 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단백질 복합체를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DNA는 유전 정보를 담은 물질이다. 세포핵에 있다가 세포가 분열되면서 복제 과정을 거쳐 동일한 복사본이 만들어진다. 새롭게 만든 세포와 하나씩 가지면 정상적인 세포 분열이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DNA 복제 과정 중 오류가 발생해 원본과 다른 복사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경우 암 같은 질병이 발생하거나 신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애가 초래되기 한다.

IBS 연구진은 DNA 오류 교정 과정 중 단백질 복합체인 ATAD5가 유비퀴틴(Ubiquitin) 단백질 제거를 돕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TAD5가 DNA와 결합한 유비퀴틴화 증식세포항원(PCNA)을 인식하고 또 다른 효소인 UAF1-USP1 복합체를 불러내 유비퀴틴을 분리시킨다는 것이다.

생명체는 DNA 복제 오류를 막기 위한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다. DNA 복제 과정 중 손상된 부위가 나오면 복제가 우선 중단된다. 이후에는 PCNA라는 단백질이 DNA에 결합해 손상 부위를 지나쳐 복제를 이어가도록 한다. 오류가 있는 부위는 복제가 끝난 후 교정하는 방식이다.

PCNA는 손상된 부위를 인식한 후 유비퀴틴 단백질과 결합해 새로운 단백질 복제 효소를 불러낸다. 단백질 복제 효소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DNA 복제를 이어갈 수 있는 대신 속도가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정상적인 DNA 복제가 이뤄지려면 PCNA에 결합한 유비퀴틴의 결합을 해제해야 하지만, 이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에 ATAD5 단백질 복합체가 DNA가 있는 세포핵에 유비퀴틴화된 PCNA가 쌓이지 않도록 도와 비정상적인 DNA 합성을 막고 정상적인 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생쥐에게 DNA 손상을 유발하는 자외선을 쬔 후 ATAD5 변이를 일으키자 DNA 오류 복구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ATAD5가 실제 동물에서도 DNA 오류를 복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강 연구위원은 “ATAD5와 탈유비퀴틴화 효소 복합체의 구조적 특성을 밝힌 연구”라며 “유비퀴틴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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