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1호선 전철’ 개통 50년

이연섭 논설위원 2024. 8.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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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15일은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한 날이다.

서울역~청량리역에서 시작한 1호선은 오는 15일이면 50년이 된다.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을 잇는 9.54㎞ 길이의 국내 첫 지하철이다.

지하철 개통 당시 재밌는 일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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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1974년 8월15일은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한 날이다. 서울역~청량리역에서 시작한 1호선은 오는 15일이면 50년이 된다. 광복절인 이날은 만원버스에 시달리던 시민들을 해방시킨 ‘역사적인’ 날이다.

지하철은 1960년대 이후 급속히 증가한 인구와 한계에 다다른 지상 교통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1974년 개통 당시 이름은 ‘종로선’.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을 잇는 9.54㎞ 길이의 국내 첫 지하철이다. 우리 기술과 인력으로 결실을 맺어 열차가 첫 운행되던 날, 그러나 개통식은 침통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개통식 직전 국립극장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탄에 맞은 것이다.

지하철 개통 당시 재밌는 일화가 많다. 신발을 벗고 역사에 들어왔다는 어르신,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약속 장소가 엇갈린 시민의 민원으로 환승역에 통합 출구 번호를 만들었다는 얘기 등이 있다.

지하철은 신문물의 상징이었다. 대중교통 체계가 지하철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새롭게 형성됐다. 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크게 올랐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생활문화도 바뀌었다. 지하철역은 만남의 장소가 됐고, 전동차에서 이동 시간에 신문과 책을 읽는 등 독서문화가 발달해 출판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청량리에서 출발한 1호선 전철은 남쪽으로 점점 확장됐고, 구로에서 인천과 수원으로 갈렸다. 이후 남쪽으로 충남 아산 신창까지, 북으로는 경기도 연천까지 연결됐다. 현재 1호선은 38선 넘어 최북단 연천역에서 최남단 신창역까지 203.6㎞ 구간을 달린다. 1호선 전철의 하루 운행 거리는 12만8천520㎞로 매일 지구 3.2바퀴를 도는 것과 같다.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첫해 2천900만명이던 수송 인원은 올해 상반기 2억7천303만2천810명에 달했다. 하루 수송인원으로 환산하면 약 8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증가했다.

50년간 승객 800억명을 싣고 지구 5만바퀴의 거리를 달린 1호선은 오늘도 시민들을 곳곳에 실어 나른다. 언젠가는 북한 땅까지 내달리길 기대해본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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