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MB 첫 만찬…MB "당정 똘똘 뭉쳐야 정권 창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취임 후 이 전 대통령과 공식 식사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약 1년 만의 두 번째 두 전·현직 대통령 간 만남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말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고, 지난해 8월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을 때 빈소를 조문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건희 여사와 김윤옥 여사도 참석한 부부 동반 만찬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후에 관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 부부를 직접 영접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고 인사했고, 이 전 대통령은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김건희 여사와도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전했다.
만찬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만찬에서 정국 현안을 놓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거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반복되는 '극한 정쟁' 속에서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에 관한 조언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과 관련해 많은 대화가 오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기업 경영자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 수주에 앞장서는 등 원전 및 방산 수출, 자원외교 등에 역점을 뒀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방문했던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공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한-UAE관계가 위기에 놓인 상황을 우려했고, 윤석열 정부가 이런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스토리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두 정부의 공통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재임 했던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13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13개 역대 최다 금메달을 땄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만찬 메뉴로는 이 前 대통령이 좋아하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습니다. 반찬으로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과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준비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 前 대통령 부부의 연세를 고려해 소화가 잘되고,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을 직접 고르는 등 만찬에 정성을 기울였습니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을 마친 후, 윤 대통령 부부는 함께 이 前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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