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번지는 코로나… 입원 환자 매주 두 배 급증
최근 한 달간 코로나 입원 환자가 매주 두 배씩 늘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 3명 중 2명이 코로나로 판정될 정도다. 한여름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코로나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가 이탈한 의료 현장이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코로나 입원 환자는 861명으로 올 들어 최대치였던 2월 첫째 주(875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는 지난달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 등으로 매주 배 가까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3일까지 입원한 코로나 환자 1만2407명 중 65.2%(8087명)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였다.
또한 이달 첫째 주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1000명 중 655명에서 각종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이 중 코로나가 392명(59.8%)을 차지했다. 이보다 3주 전(7월 둘째 주) 코로나 검출률은 13.6%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독감처럼 풍토병화되면서 1년에 두 번, 겨울과 여름에 반복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유행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의료계는 관측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하지 않는 ‘깜깜이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감염자가 하루 평균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현재 하루 평균 입원자(122명)와 비슷한 124명이 입원했던 2022년 5월 23일의 신규 확진자가 9958명이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원 환자 규모를 보면 팬데믹 확산 당시 하루 수만명이 확진될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입원 환자가 두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면 이달 말엔 입원 환자가 수천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 치료제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은 6월 4주 1272명분에서 8월 1주 4만2000명분으로 늘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 수급 불안이 나타난 경우가 있다”며 “관할 보건소에 전화하면 치료제 조제가 가능한 의료기관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 유행은 오미크론의 한 종류인 KP.3 변이로 인한 것이다. 고열, 콧물, 기침, 인후통, 미각·후각 상실 등 과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고령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으면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확진자들 사이에선 “증상이 심하지 않았고 이틀 정도였다”는 반응과 “과거 확진 때만큼 아팠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사람마다 백신 접종 후 경과 시간이 달라서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전공의 이탈로 인해 의료 현장은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면 중환자 대응이나 치료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 재유행에 직장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혼란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코로나에 걸려도 격리 의무는 없다. 격리 ‘권고’ 기간은 ‘기침, 발열, 두통 등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까지다. 기존 ‘5일 격리’ 권고에서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면 전파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끼고, 다중시설 이용을 삼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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