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2일째 열대야… 최장 기록 넘길 전망
동해상에서 한반도로 동풍(東風)이 불어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위의 양상이 ‘찜통더위’에서 ‘불볕더위’로 변해가고 있다. 뜨겁고 축축한 ‘습식 사우나’에서 뜨겁고 건조한 ‘건식 사우나’로 바뀐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영동 지역으로 동풍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져 수도권을 포함한 영서 지방에 열기를 공급하고 있다. 12일 경기 안성의 한낮 기온이 최고 38.4도까지 올랐고, 용인(37.8도)·수원(34.7도)·서울(34.4도) 등 수도권과 강원 홍천(37.1도)·화천(36.2도) 등도 동풍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1일 밤에서 12일 아침 사이 서울은 22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했다. 2018년의 26일과 1994년 24일에 이어 2016년(21일) 기록을 꺾고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주말인 16일 밤~17일 아침 최장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는 28일째, 인천과 부산도 각각 20일째, 18일째 열대야를 겪고 있다.
현재 한반도 대기 상·하층을 각각 장악하고 있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오는 22일까지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폭염과 열대야는 최소 열흘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13~14일 전국 기온은 최저 21~27도, 최고 29~35도로 예보됐다. 이어 광복절(15일)부터 22일까지도 최저 23~27도, 최고 30~34도의 분포를 보이며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소나기도 예고됐다. 13일과 14일 서해안과 내륙을 중심으로 곳곳에 하루 5~40㎜의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더위가 물러가려면 두 겹의 고기압에 덮여 있는 한반도 상공의 기압계를 뒤흔들 만한 ‘변수’가 생겨야 한다. 현재 기압계 구조로는 차고 건조한 북풍(北風)이나 비구름대가 들어올 ‘길’이 열리기가 쉽지 않다. 태평양에서 일본 동쪽으로 접근 중인 6호 태풍 ‘손띤’은 우리나라에는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두 고기압 세력이 약화하거나, 우리나라 서쪽으로 태풍이 북상하지 않는 한 더위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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