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본토 피습'에 또 직접 회의 주재…'합당한 대응' 경고(종합)
"우크라군, 12㎞ 진입해 28개 마을 통제…12만여명 피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또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쿠르스크 등 접경지 상황 회의를 열고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제압하며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지시했다.
본토 피습과 관련해 그가 직접 주재한 회의는 7일, 9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집한 회의에서 자필로 작성한 메모를 읽으며 현 상황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도발'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면서 "적은 분명 합당한 대응을 받을 것이고 우리가 직면한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부터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격퇴하려는 작전을 서두르고 있지만 전투는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전투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공격으로 평가받는다.
군사·사법 기관 및 접경지 수장들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일부 장악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비상사태와 대테러작전 체제가 발령된 쿠르스크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이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 우크라이나가 40㎞ 전선에 걸쳐 러시아 영토 안 12㎞까지 진입했으며 총 2천여명이 사는 28개 마을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등 상황이 어렵다고 보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쿠르스크 주민 12만1천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5만9천명이 더 떠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이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고도 주장했다.
쿠르스크와 인접한 벨고로드 국경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활동이 포착돼 주민들이 대피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공세를 멈추고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현재 러시아가 장악한 지역을 되찾고자 이러한 행동에 나섰으나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진격 속도는 오히려 1.5배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빠르게 병력과 장비를 손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1천350명의 병력과 29대의 전차 등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군에서 전투 준비가 가장 잘 된 부대의 손실이 커진 반면, 러시아에서는 군과 계약하고 입대하려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르 보고마즈 브랸스크의 주지사가 상대적으로 차분한 지역 상황을 보고하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접경지와 사회를 더욱 불안케 하려 한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항공정찰·공격 드론 부대가 본토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쿠르스크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 공격에 대해 조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사령관 2명을 테러·살인,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제공한 무기가 이번 공격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 이유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방의 도움을 받아 도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평화 협상이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전날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은 러시아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냉각탑 1개에서 화재가 났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 공격에 대해 "그들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기습 공격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abbi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67세 우의장, 경찰에 막히자 국회 담넘어 '계엄해제 본회의'(종합) | 연합뉴스
- 총보다 강한 카메라? 계엄 전과정, 전국민이 찍어 실시간 공유 | 연합뉴스
- 비트코인 1조원 버린 영국인…"쓰레기장 뒤지자" 애끓는 소송 | 연합뉴스
- 계엄 지지 글 논란 박종철 부산시의원, 사퇴 압박 역풍(종합) | 연합뉴스
- '비상계엄' 실행 육사 4인방…선배가 건의, 후배들이 軍 동원 | 연합뉴스
- 李 "尹,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北과 무력충돌 위험 상당히 커" | 연합뉴스
- 野박선원 "국회 진입 계엄군에 실탄 지급·저격수 배치 제보" | 연합뉴스
- 빙판길이 더 심각? '계엄 선포'에도 울리지 않은 긴급재난문자 | 연합뉴스
- "정권 편? 국민은 적으로"…일선경찰 내부망서 계엄대응 비판 | 연합뉴스
- 머스크, 한국의 계엄 관련 소식에 "와우…충격적"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