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 나서는 신진서 “1년을 기다렸다”
작년 역전패 안겨준 구쯔하오와 19일부터 2회 란커배 결승 3번기
세계 바둑 지존(至尊) 신진서(24) 9단이 국제 무대에서 4대회 연속 탈락 중이라고 하면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지난주 국수산맥 결승서 라이진푸(대만)에게 패하면서 신진서가 연속 중도 하차한 국제 대회는 4개로 늘어났다.
국수산맥에 앞서 7월 잉씨배서 왕싱하오에게, 5월 29회 LG배에선 한상조에게, 3월 15회 춘란배 때는 양카이원에게 막혀 16강서 내려왔다. 올 초 28회 LG배 제패(1월)와 농심배 6연승 마무리(2월) 신화 열기도 급속 냉각됐다.
하지만 신진서가 가장 아픈 상처로 기억하는 패배는 따로 있다. 작년 6월 열렸던 제1회 란커(欄柯)배다. 구쯔하오(26) 9단과의 결승 1국서 완승 후 2국도 주도권을 잡아 우승을 눈앞에 두었으나 돌연 난조에 빠져 역전패했다. 최종 3국마저 허망하게 내주면서 우승컵은 구쯔하오의 품에 안겼다. 어쩌면 그 패배는 올해 겪고있는 부진의 서곡이었는지도 모른다.
절치부심하던 신진서에게 설욕 기회가 찾아왔다. 올해 란커배 결승도 구쯔하오와 치르게 된 것. 신진서는 양딩신· 딩하오 등을, 구쯔하오는 박정환과 이야마를 제치고 올라와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우승 상금 180만 위안(약 3억 4000만원)이 걸린 결승 3번기는 19일부터 중국 취저우(衢州)서 거행된다.
모든 지표에서 신진서가 우월하다. 우선 상대 전적에서 11승 6패로 월등하게 앞서 있다. 지난해 란커배 결승 2연패 후 4연승 중이다. 연초 LG배 8강전과 농심배 최종국, 갑조 리그 두 판을 모두 이겼다.
둘째로 랭킹. 구쯔하오는 매달 정상권 순위가 요동치는 중국에서 6개월간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최근 랭킹은 7위다. 56개월째 연속 붙박이 한국 1위인 신진서와 비교되지 않는다. 셋째는 메이저 세계 대회 우승 경력이다. 신진서가 6회, 구쯔하오가 2회로 역시 격차가 크다.
이번 대회 결과는 세계 메이저 타이틀 판도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 현재는 LG배와 잉씨배 등 2개를 보유 중인 신진서가 ‘최대 주주’다. 하지만 그는 이 2개 기전 모두 올해 레이스에선 탈락했다. 이번 란커배와 삼성화재배(11월)에서 우승을 못 하면 내년 초 무관(無冠)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메이저 타이틀 우승 횟수 역대 순위는 이창호(17개)를 정점으로 이세돌(14개), 조훈현(9개)에 이어 유창혁·신진서(6개)가 공동 4위다. 중국은 구리와 커제(이상 8개)가 공동 1위. 신진서는 10대 시절부터 “빨리 두 자릿수를 채워 중국 기사들을 앞지르고 싶다”는 속마음을 드러내곤 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란커배 결승은 과거 어느 대국보다 중요하다. 신진서 자신도 승부사 인생의 분수령을 맞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당초 국수산맥 출전을 고사했던 것도 란커배 결승에만 전념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출국 일자를 당초 18일에서 17일로 하루 앞당긴 것 또한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한 신진서의 요청 때문으로 알려졌다.
란커배는 각자 2시간에 60초 초읽기 5회씩 주어진다. 흑이 부담할 덤은 7집 반. 2국(21일)까지 1대1이 되면 22일 최종 3국서 두 번째 우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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