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마흔아홉엔 어떤 멜로?
하경헌 기자 2024. 8. 13. 00:01
‘화인가 스캔들’ 김하늘
배우 김하늘이 등장하는 작품의 중심에는 늘 ‘사랑’이 있었다.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등장해 2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하늘은 ‘멜로’와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한동안 주체적인 인물을 연기했던 김하늘의 캐릭터가 또 한 번 깊은 사랑에 빠졌다.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화인가 스캔들’이 배경이다. 그는 최근 10회까지의 공개를 마친 작품에서 골프선수 출신으로 재벌가인 화인가의 비밀을 파헤치는 기부재단의 이사장 오완수를 연기했다.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예전 노래를 많이 듣게 돼요. 어렸을 때도 저보다 윗세대의 노래 감성을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노래가 왜 안 나올까’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실 저는 예전에도 당시 트렌디한 작품을 많이 해서 이런 느낌은 출연하지 않았어요. 제게는 오히려 신선한 도전이었죠. 이런 정서를 지금의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어요.”
김하늘이 이러한 설명을 한 ‘화인가 스캔들’의 분위기 때문이다. 작품은 ‘사랑만 할래’ ‘세 여자’ 등의 최윤정 작가 작품으로 출생의 비밀과 재벌가의 암투, 치정, 불륜, 거래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클리셰들이 대거 등장했다. 기성세대에는 ‘막장’이라 불릴 법했으나, MZ세대에게는 또 몰랐다.
“사실 2회에 나왔던 ‘나랑 잘래?’ 같은 대사나 ‘내 여자 할래요?’ ‘내 남자 해요’ 등의 대사는 난관이긴 했어요. 워낙 (정)지훈씨와 제가 웃음이 많아서 이를 참는 대사이긴 했죠. 하지만 ‘뻔하지만 뻔하게 만들긴 쉽지 않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모두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했는데 서로 의지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오글거린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멜랑꼴리하게 나왔더라고요.”
‘화인가 스캔들’을 이루는 요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랑이었다. 세상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했던 오완수가 경찰 출신 경호원 서도윤(정지훈)에게 느끼는 것도 사랑이었고,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완수의 남편 김용국(정겨운)이 완수에게 매달리는 이유도 사랑이었다. 용국의 후처로 돈보다는 자존심을 택했던 장태라(기은세)가 원했던 것도 사랑. 이 모든 악행을 설계한 한상일 변호사(윤제문), 누구도 믿지 않는 박미란 회장(서이숙)의 속에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비록 현재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지만 캐릭터를 고민하는 겨운씨의 모습을 보고서는 마음이 아팠어요. 나름의 이유가 있었잖아요. 불륜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서로를 아끼는 도윤과의 감정에도 공감이 갔어요. 두 남자배우와 이러한 감정을 연기하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1998년 나타나 청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2010년대 초반까지 멜로, 로맨틱 코미디물의 ‘원톱 주연’으로서 큰 아성을 쌓은 김하늘은 결혼 후 복귀작인 2016년 ‘공항 가는 길’부터 채도를 떨어뜨려 다소 어두운 인물들을 그려냈다. 남편의 불륜으로 고통받거나, 일적으로 경쟁의 피로함을 느끼는 인물들이 많았다. 결국 그가 돌아온 곳은 멜로였고, 그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목표 역시 ‘멜로’였다.
“저와 감성이 너무 잘 맞아요. 제 장점이라고 한다면, 세밀하고 예민하다고 해야 할까요. 감정적으로 그래요. 평상시에 이런 부분을 표현하면 피곤하잖아요. 이런 성향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나 싶어요. 몰입하는 감정을 연기하고 제 그림대로 해나가면 그것만큼의 희열감은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어두운 캐릭터들의 터널을 지났으니 예전처럼 밝은 느낌의 작품도 꿈꿔본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진하게 사랑하고 진하게 아파하는 ‘멜로’는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김하늘은 ‘영원한 멜로배우’가 되길 소망했다.
“스물아홉 때 오종록 감독님의 ‘90일, 사랑할 시간’을 찍었어요. 그리고 서른아홉에 ‘공항 가는 길’을 찍었거든요. 두 작품 모두 제게는 깊은 의미로 남아있습니다. 소망이 있다면 앞으로 돌아올 ‘9의 나이’에도 멜로 작품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멜로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암투·치정·불륜…복잡하지만
옛감성 좋아 선택한 작품
캐릭터가 어둡거나 밝거나
늘 빠지지 않았던 ‘사랑’
‘영원한 멜로배우’ 되고파
배우 김하늘이 등장하는 작품의 중심에는 늘 ‘사랑’이 있었다.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등장해 2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하늘은 ‘멜로’와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한동안 주체적인 인물을 연기했던 김하늘의 캐릭터가 또 한 번 깊은 사랑에 빠졌다.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화인가 스캔들’이 배경이다. 그는 최근 10회까지의 공개를 마친 작품에서 골프선수 출신으로 재벌가인 화인가의 비밀을 파헤치는 기부재단의 이사장 오완수를 연기했다.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예전 노래를 많이 듣게 돼요. 어렸을 때도 저보다 윗세대의 노래 감성을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노래가 왜 안 나올까’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실 저는 예전에도 당시 트렌디한 작품을 많이 해서 이런 느낌은 출연하지 않았어요. 제게는 오히려 신선한 도전이었죠. 이런 정서를 지금의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어요.”
김하늘이 이러한 설명을 한 ‘화인가 스캔들’의 분위기 때문이다. 작품은 ‘사랑만 할래’ ‘세 여자’ 등의 최윤정 작가 작품으로 출생의 비밀과 재벌가의 암투, 치정, 불륜, 거래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클리셰들이 대거 등장했다. 기성세대에는 ‘막장’이라 불릴 법했으나, MZ세대에게는 또 몰랐다.
“사실 2회에 나왔던 ‘나랑 잘래?’ 같은 대사나 ‘내 여자 할래요?’ ‘내 남자 해요’ 등의 대사는 난관이긴 했어요. 워낙 (정)지훈씨와 제가 웃음이 많아서 이를 참는 대사이긴 했죠. 하지만 ‘뻔하지만 뻔하게 만들긴 쉽지 않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모두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했는데 서로 의지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오글거린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멜랑꼴리하게 나왔더라고요.”
‘화인가 스캔들’을 이루는 요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랑이었다. 세상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했던 오완수가 경찰 출신 경호원 서도윤(정지훈)에게 느끼는 것도 사랑이었고,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완수의 남편 김용국(정겨운)이 완수에게 매달리는 이유도 사랑이었다. 용국의 후처로 돈보다는 자존심을 택했던 장태라(기은세)가 원했던 것도 사랑. 이 모든 악행을 설계한 한상일 변호사(윤제문), 누구도 믿지 않는 박미란 회장(서이숙)의 속에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비록 현재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지만 캐릭터를 고민하는 겨운씨의 모습을 보고서는 마음이 아팠어요. 나름의 이유가 있었잖아요. 불륜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서로를 아끼는 도윤과의 감정에도 공감이 갔어요. 두 남자배우와 이러한 감정을 연기하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1998년 나타나 청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2010년대 초반까지 멜로, 로맨틱 코미디물의 ‘원톱 주연’으로서 큰 아성을 쌓은 김하늘은 결혼 후 복귀작인 2016년 ‘공항 가는 길’부터 채도를 떨어뜨려 다소 어두운 인물들을 그려냈다. 남편의 불륜으로 고통받거나, 일적으로 경쟁의 피로함을 느끼는 인물들이 많았다. 결국 그가 돌아온 곳은 멜로였고, 그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목표 역시 ‘멜로’였다.
“저와 감성이 너무 잘 맞아요. 제 장점이라고 한다면, 세밀하고 예민하다고 해야 할까요. 감정적으로 그래요. 평상시에 이런 부분을 표현하면 피곤하잖아요. 이런 성향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나 싶어요. 몰입하는 감정을 연기하고 제 그림대로 해나가면 그것만큼의 희열감은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어두운 캐릭터들의 터널을 지났으니 예전처럼 밝은 느낌의 작품도 꿈꿔본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진하게 사랑하고 진하게 아파하는 ‘멜로’는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김하늘은 ‘영원한 멜로배우’가 되길 소망했다.
“스물아홉 때 오종록 감독님의 ‘90일, 사랑할 시간’을 찍었어요. 그리고 서른아홉에 ‘공항 가는 길’을 찍었거든요. 두 작품 모두 제게는 깊은 의미로 남아있습니다. 소망이 있다면 앞으로 돌아올 ‘9의 나이’에도 멜로 작품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멜로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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