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자라는 ‘최강야구의 후예들’
최근 키움 타선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에이스 테이블 세터였던 로니 도슨(29)의 시즌아웃 때문이다. 실험적인 타선 재배치 과정에서 신인 선수들의 잠재력이 재발견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JTBC ‘최강야구’ 출신의 원성준(24)과 고영우(23)가 있다.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인 원성준과 고영우는 프로 데뷔 전 최강야구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렸다. 고등학교 때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대학에 진학한 이들은 지난해 ‘최강 몬스터즈’ 소속으로 다시 한번 꿈에 도전했다. 그 결과 원성준은 2023년 키움 육성선수로 발탁됐고 고영우는 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9번으로 키움에 지명됐다. 시기와 방식은 다르지만 두 선수 모두 키움 유니폼을 입고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고영우는 시즌 개막 전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데 이어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안정적인 내야 수비와 컨택 능력으로 늦깎이 신인답지 않은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고영우는 이번 시즌 개막 후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 주로 대타·대수비로 출전했으나 점차 주전으로서의 위치를 굳혀 가고 있다.
고영우는 8월 들어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타수가 늘어나며 8월 타율은 0.208로 부진했다. 그러던 중 고영우는 지난 11일 한화전 1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중전 안타로 선취점을 만들며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고영우의 안타를 시작으로 흐름을 탄 키움은 1·2·3회 연속 득점하며 7-3으로 이겼다.
육성선수로 시작해 출발이 늦은 원성준까지 최근 득점 자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원성준은 퓨처스리그에서의 훈련을 거친 뒤 6월이 되어서야 1군에 콜업됐다. 7월 타율이 0.176에 그치며 다시 2군으로 내려갔던 원성준은 지난 11일 다시 1군 명단에 오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홈런을 터트렸다. 전날 한화전에서 3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원성준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한화 하이메 바리아의 느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군 데뷔 직후였던 지난 6월 삼성전에서의 1호 홈런 이후 두 달 만에 나온 2호 홈런이다. 원성준은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키움은 최근 도슨의 부상 이탈에 이어 김혜성까지 담 증상으로 5경기 연속 결장하며 야수진 전력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고영우와 원성준 등 신인들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한화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할 수 있었다. 키움의 ‘젊은 피’가 무서운 이유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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