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7] 오버 트레이닝 신드롬을 극복하라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4. 8. 1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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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한 학부모의 고민이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자녀가 고등학교 진학 후 열심히 해 전교 상위권까지 성적이 올라 본인도 놀라고 있다. 지인의 권유로 입시 컨설팅을 받아 최고의 목표도 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그 목표를 정말 성취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오히려 커져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승리를 향한 높은 목표 설정은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그 동기가 나를 삼켜버릴 때입니다”라는 말이 있다. 오버 트레이닝(over training) 신드롬을 극복하고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마르크 투이테르트가 한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오버 트레이닝 신드롬은 과도한 훈련으로 회복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다. 휴식 상황에서도 심박수가 상승되는 현상을 보인다. 만성 피로 및 근육통, 그리고 집중력 저하와 심리적 번아웃 등도 찾아와 경기력 저하를 일으킨다. 투이테르트 선수 말대로 승리를 향한 강한 동기가 과도한 훈련으로 이어지면서 나를 삼켜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승리에 집중하지 않음으로써 승리하기(win by not focusing on winning)’와 ‘컨트롤의 반대는 혼돈이 아닌 수용(the opposite of control is not chaos but acceptance)’은 투이테르트 선수가 동기가 나를 삼켜버리지 않도록 사용하는 마인드셋(mindset)이다.

승리를 향한 강력한 동기는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팩트 체크를 해보면 결과 자체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이 순간에 무엇을 할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어떤 트레이닝과 회복 활동을 할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선택과 실행이 아닌 통제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 불안이 증가하고 오버 트레이닝과 번아웃 등의 부작용이 찾아올 수 있다. 승리는 꿈꾸지만, 결과의 불확실성은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투이테르트 선수의 마인드셋이 현실적이며 효과적이다.

“활 들면 쏴라” “메달 땄다고 젖어 있지 마. 해 뜨면 마른다”는 양궁 금메달 3관왕인 김우진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여기에도 승리에 취하지 않고 겸손하게 오늘의 선택에 집중하며, 미래 불안과 거리를 두는 마인드셋이 담겨 있다고 느껴진다. 강력한 승리의 마인드셋이다.

앞 사연의 부모에게 성취에 대한 동기가 과도한 불안을 일으킨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적절한 휴식과 현재에 집중하는 금메달리스트들의 마인드셋을 이야기해 드렸다. 필자도 연습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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