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본인부담 강화…“수급자 진료비 늘까 걱정”
[앵커]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제도인 '의료급여'가 17년 만에 개편됩니다.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의료급여 수급자의 본인 부담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요.
환자가 많은 수급 가구들의 진료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화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0대 자녀 3명과 노모를 홀로 부양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이희성 씨.
자녀들은 중증장애가 있고, 어머니는 무릎이 안 좋아 진료비로 월 150만 원씩 씁니다.
[이희성/기초생활수급자 : "막내가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고 한데, 지금 받고 있는 급여나 생계급여 뭐 여기 센터에서 받고 있는 돈 뭐 이런 거 해봐야 저희는 의료로 다 나간다…."]
지금까진 의료급여를 받아 부담을 덜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진료 때마다 고정 액수만 부담하는 '정액제'에서 진료비의 일정 비율을 내는 '정률제'로 의료급여가 개편되기 때문입니다.
상급종합병원 외래 진료비는 1회 2천 원에서, 내년부턴 진료비의 8%로 바뀝니다.
병원에 자주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
정부는 수급자의 외래 일수가 평균보다 2배가량 많고, 회당 진료비도 3배 이상 많아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현재 의료급여가) 진료비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률제 도입을 통해 수급자의 비용 의식을 높이고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유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현장 전문가들은 가난할수록 질병에 취약한 현실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국민의 약 3%를 차지하는데, 이중 약 30%가 장애인이고 노인 비중도 큽니다.
[전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 "실제로 아파서 병원에 더 많이 가는거지 과잉 진료를 한 게 아닌데 가난한 사람들이 병원에 자주 못가게 만드는 방향으로 재정 절감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수급자 부담 완화를 위해, 본인부담금 납부에 쓸 수 있도록 건강생활유지비 지원을 기존 6천 원에서 두 배 늘리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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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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