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 "10살 어린 도경동, 진지하게 화 내…애들이 끝까지 믿어줘" [동상이몽2]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펜싱국가 대표 구본길이 주장으로서의 심리적 압박감을 고백했다.
12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동상이몽 2')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따 3연패에 성공한 '뉴 어펜져스'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이 출연했다.
이날 구본길은 '뉴 어펜져스'와 헤어진 뒤 홀로 차에 탑승, 매니저와 만났다. 그는 "사실 이번 올림픽 때 우여곡절이 진짜 많았다. 사실 이번 올림픽 멤버가 정해진 지 얼마 안 됐다. 원래 올림픽은 한 4년 정도 멤버를 갖고 준비를 하는데 이번에는 1년 만에 '뉴 어펜져스'가 모였다"며 "애들이 얼마나 압박감이 심했겠냐. 나랑 상욱이 같은 경우 '어펜져스'인데 상원이랑 경동이는 '뉴 어펜져스'라고 그걸 이어받아야 하지 않았나. 그걸 다 이겨내고 좋은 성적 내줘서 다행"이라고 파리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나도 개인적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런 거 있지 않나. 애들은 '뉴 어펜져스'지만 나는 '어펜져스'의 처음으로 맏형을 맡았다. 맏형에 대한 부담감이 있더라. 잘해주고 싶고 내가 주장으로 왔는데 성적이 안 나면 '역시 본길이는 맏형감이 아니다' 이러지 않을까 싶었다. 또 나는 시합도 잘 뛰어야 한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구본길은 안타깝게도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 여파로 가중됐던 부담감 탓인지 개인전 4일 후 '뉴 어펜져스 단체전' 경기에서 연이어 실점,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서 경기력이 안 나오다 보니까 단체전에서 너무 부담스럽다. '3연패가 나 때문에 끊어지지 않을까' 싶었다"며 "그때 코치님이 '본 길아, 결정해야 된다. 너 계속 뛸 수 있겠어' 하셨다. 그때 너무 5초 정도 순간의 찰나에 머릿속에 엄청나게 많이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바뀌면 나는 결승까지 시합을 못 뛰는 거다. '여기서 내가 물러나야 하나, 회피를 할까' 생각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 경동이는 컨디션이 좋았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관점에서 나의 경기력과 이미지보다 우리가 금메달을 따야 했다. 그런데 경동이는 8강전에서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결승 한 게임만 연습을 했다"며 내가 '이번 8강전까지는 내가 책임지자'하고 이기고 나왔다. 그러고 라커룸을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경동이가 나랑 10살 차이 나는데 진지하게 화를 내는 거다. 걔는 경상도 사람이고 나는 대구사람인데 중, 고, 대 후배다. 걔가 '아' 이러면서 '저 믿고 자신 있게 해요. 저 뒤에 있잖아요'했다. 그래서 '경동아 내가 너 믿고 자신 있게 해 볼게'했다"며 "그때 어차피 내 못 뛰면 바뀔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뒤에 경동이가 있으니까 하고 싶은걸 다 해보자 했는데 딱 풀렸다. 그때부터 풀렸다. 결승은 자신 있었다. 애들이 옆에서 끝까지 믿어줬다"라고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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