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내가 꾸고 싶었던 꿈
2024. 8. 12. 23: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친구였던 사람들". '친구'가 아니라 '친구인 사람들'이 아니라 "친구였던 사람들"이라고 시인은 쓰고 있다.
그런 꿈을 통해서라야 만날 수 있는 "친구였던 사람들".
꿈밖의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내가 꾸고 싶었던 꿈"이란 그러므로 환상이나 거창한 공상이 아니라 지나온 과거의 한 시절인 것일까.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은지
갓 쏟아진 물이었을 때
그곳에 숨어 들어가
낮잠을 잤다
꿈에서는 친구였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날이 맑았다 선명하게
빛을 가르는 건 나무뿐인 곳에서 머리카락은 금방 자라고
너의 빗질을 따라 꿈이 흘렀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린다
막 태어난 소리가 흩어지고 나무는 어제와 같은 속도로 늙어 간다
숨어 들어갈 물이 없어
창문을 닫아걸고 바람이 자라는 것을 본다
친구였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나뭇잎이 밤을 불러오고
내가 꾸고 싶었던 꿈을 사람들이 무어라 불렀는지
잠잠히 생각하고 있다
그곳에 숨어 들어가
낮잠을 잤다
꿈에서는 친구였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날이 맑았다 선명하게
빛을 가르는 건 나무뿐인 곳에서 머리카락은 금방 자라고
너의 빗질을 따라 꿈이 흘렀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린다
막 태어난 소리가 흩어지고 나무는 어제와 같은 속도로 늙어 간다
숨어 들어갈 물이 없어
창문을 닫아걸고 바람이 자라는 것을 본다
친구였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나뭇잎이 밤을 불러오고
내가 꾸고 싶었던 꿈을 사람들이 무어라 불렀는지
잠잠히 생각하고 있다
“친구였던 사람들”…. ‘친구’가 아니라 ‘친구인 사람들’이 아니라 “친구였던 사람들”이라고 시인은 쓰고 있다. 어쩐지 이 말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과거형일 수밖에 없는 어떤 외로움에 대해.
쏟아진 물에 숨어 들어가 겨우 꾸는 꿈. 그런 꿈을 통해서라야 만날 수 있는 “친구였던 사람들”. 꿈속은 잠시 평화롭지만 언제나 그렇듯 꿈의 평화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꿈밖의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사람들은 멀리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만을 환청처럼 듣는다. 밤은 오고 또다시 그렇게 꿈을 기다릴 수밖에.
“내가 꾸고 싶었던 꿈”이란 그러므로 환상이나 거창한 공상이 아니라 지나온 과거의 한 시절인 것일까. 사람들과 함께였던 어느 때. “친구”와 “인사”와 “빛”과 “너”가 있었던 때. 누군가에게는 그저 익숙하고 평범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꾸고 싶은 꿈, 혹은 꾸고 싶었던 꿈이 되기도 하는 것.
박소란 시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