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 날린 지주택 비리 일당 검찰로
[KBS 제주] [앵커]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함께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 들어보셨을 겁니다.
KBS는 앞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거액을 투자했다가 떼일 위기에 놓인 지주택 가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연속 보도했는데요.
경찰이 1년 넘는 수사 끝에 업무대행사 대표 등 일당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5년 전 제주시 아라동 2만 6천여㎡ 부지에 2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추진된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사업.
비슷한 시기 제주대 인근 2만 8천여㎡ 부지에도 아파트를 짓겠다며 추진된 아라동 지주택 사업.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두 조합에 가입한 인원은 240여 명, 이들이 빚까지 져가며 낸 계약금과 분담금은 160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수년째 조합 설립조차 하지 못했고,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두 사업의 업무를 대행한 대표는 사기 전과가 있는 동일 인물로, 광고비 등을 과도하게 부풀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또, 업무대행사를 관리·감독해야 할 추진위원회가 업무대행사 대표와 특수 관계였던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KBS 보도 이후 집단 고소가 이뤄졌고, 결국, 경찰은 1년 6개월간의 수사 끝에 업무대행사 대표인 50대 이 모 씨를 비롯해 주범 5명을 사기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또 추진위원장 등 관련자 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애초에 사업을 할 의지나 능력이 없는데도 조직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했다면서, 이들이 임의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범죄 수익금으로 특정한 44억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범 3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 영장은 도주 우려가 없단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가입자들은 수사를 받고 있는 업무대행사 대표가 최근까지도 사업 정상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다른 가입자들을 속이고 있다며 2차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음성변조 : "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또다시 횡령하고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이 사람들을 빨리 구속해서 수사했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지역주택사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는 가운데 제주도는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도내 지주택 사업 이행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 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고준용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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