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열섬 온도’ 첫 분석…실제 체감 폭염은?
[KBS 부산] [앵커]
낮에는 극한 무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자연 재난 '폭염'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는 시민들의 일상까지 위협하는 '폭염 재난'의 실태와 대책을 짚어보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열섬 현상으로 더해진 도심 폭염의 심각성을, 황현규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폭염이 절정에 달한 한낮 도심.
아스팔트 열기로 달아오른 거리에 오가기도 힘겹습니다.
[이정대/부산시 동래구 : "햇빛이라도 가려야죠. 더우니까. 이거(부채)로 가려야죠. (그 정도로 더우시네요.) 네. 말도 못해요."]
부산시가 16개 구·군에 설치해 도심 온도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장비는 대부분 도로변 지면에서 높이 3m 정도에 달려 있는데요,
바깥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온을 파악하기 위해섭니다.
측정 장비에서 실시간으로 전송한 온도를 살펴봤습니다.
부산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최근 10일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낮 기온이 최고 35도 이상 오른 곳이 12곳에 달했습니다.
특히 부산진구와 수영구, 연제구, 사상구, 북구 등은 37도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상청이 발표한 부산 대표 지점의 낮 최고 기온은 평균 33도.
기상청이 지역별로 설치한 관측소 기온과도 비교해 봤습니다.
부산진구와 사상구의 낮 최고 기온은 같은 날 기상청 측정값보다 1도 이상, 서구의 낮 최고 기온은 3도가량 더 높았습니다.
지열과 함께 자동차, 에어컨 실외기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열까지 더해져 실제 체감하는 온도가 높아지는 열섬 현상이 반영된 겁니다.
[조기혁/유니스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에 의해서 달궈진 대기가 고층 건물이나 구조물에 막혀서 자연스럽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낮 동안 달궈진 도심의 열기는 밤이 돼도 쉽게 식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부산시 장비로 측정한 도심 온도입니다.
부산진구와 남구와 연제구, 해운대구 등은 새벽 3시에서 5시가 돼서야 30도 아래도 떨어졌고, 수영구는 새벽 시간에도 계속 30도를 웃돌았습니다.
[서길종/부산시 기후변화대응팀 : "대로변에서 측정되는 온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하면 녹지를 많이 만든다든지, (측정) 값을 활용해서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부산시는 시민들도 극한 폭염에 대비할 수 있도록 현재 구·군 등에만 제공하는 동네별 '도시 열섬 온도'를 공개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조양성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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