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운영 좋으니까" 김태형도 눈여겨 봤는데…'재능 충만' 야구인 2세, 올해 1군에서 볼 수는 있나
[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부임과 함께 눈여겨 본 몇몇 선수들이 있었다. 대부분 1군의 주력 선수들을 언급했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외야수 윤동희였고 현재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가 됐다.
그런데 이때 김태형 감독의 이름에서 언급된 의외의 선수가 투수 진승현(21)이었다. 진승현은 KIA 타이거즈 퓨처스팀 진갑용 감독의 아들이다. ‘야구인 2세’로서 국가대표 안방마님까지 했던 아버지의 야구 DNA를 갖고 있었고 2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형 감독과 진갑용 퓨처스팀 감독은 과거 OB(현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은 사이. 김태형과 진갑용의 선수 시절 접점은 2년(1997~1998)밖에 되지 않지만 꾸준히 교류했고 김태형 감독은 이런 진승현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지난해 부임 당시 김태형 감독은 “눈여겨 본 선수가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갑용 아들”이라고 말하면서 “아기 때부터 봐서 인상 깊었다. 쟤는 이제 죽었다”라고 웃었다. 진승현이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2023년, 김태형 감독은 해설위원이었고 이 때 진승현에 대한 가능성을 본 듯 했다.
2022년 10경기 평균자책점 9.00(9이닝 9자책점) 12피안타(2피홈런) 7볼넷 1사구 11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2023년에는 좀 더 많이 중용을 받았고 24경기 2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27⅔이닝 18자책점) 34피안타(2피홈런) 16볼넷 25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진승현의 재능과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기대했던 김태형 감독이지만 올해 진승현을 한 번도 1군에 올리지 않았다. 1군에서 어떻게 던지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도 부를 수가 없었다. 진승현은 지난해 연말부터 어깨 쪽 통증을 관리하기 위해 재활군에 머물렀다. 1군 스프링캠프도 합류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진승현의 상태를 보고 받았고 시범경기라도 써 볼 의향이 있었다.
그러나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순조롭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어깨 통증이 발생해 재활 단계가 처음으로 돌아갔다. 결국 진승현은 2군에서도 5월 말에서야 실전 경기에 등판했다. 5월24일 KIA전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진승현은 6월 12일까지 7경기 1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93(9⅓이닝 2자책점) 9볼넷 9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이 매 경기 있었지만 삼진도 못지 않게 잡아내며 경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올해 진승현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다. 투수 김진욱, 내야수 정대선, 포수 서동욱과 함께 상무 입대를 노렸다. 진승현 정도의 이름값과 1,2군 경험이라면 큰 이변이 없을 경우, 상무 입대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진승현은 상무에서 떨어졌다. 체력 테스트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이 발생했다.
결국 진승현은 다시 상동에서 재활을 했고 지난 10일 상무전에서야 복귀전을 치렀다. 6월 12일 이후 약 두 달 만이었다. 진승현은 1이닝 16구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이인복에 이어 3회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류승민에게 1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박찬혁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한태양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류현진을 2루수 병살타로 솎아내며 복귀전 1이닝을 책임졌다.
김태형 감독은 진승현에 대해 “경기 운영이 좋다.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한 만큼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 김태형 감독이 지켜봤던 모습처럼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1군에서 증명한다면, 매 이닝 계산이 쉽지 않은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당장 필승조 역할은 아니겠지만 현재 박진 김강현 송재영 등이 맡고 있는 추격조 역할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몸 상태 이슈가 있기에 올해 1군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상무가 아니더라도 현역 등 다른 방식으로 병역 의무를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를 나눈 바 있다. 과연 진승현은 김태형 감독이 바랐던 ‘야구인 2세’의 재능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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