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영웅이 왔다!”... 들썩이는 고향 올림픽 타임
“효진아 축하한다!” “멋지다 효진아!” “어차피 금메달은 반효진!”
12일 오전 9시 대구체육고 강당에 이 학교 학생인 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반효진(17) 선수가 들어서자 교직원과 전교생 등 250여 명이 기립 박수를 쳤다. 올림픽 국가대표 복장에 금메달을 목에 건 채 등장한 반 선수가 웃으며 인사하자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반 선수는 지난달 29일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고 귀국해 이날 처음 등교했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반 선수에게 처음 사격을 권유한 대구체고 동기 전보빈(17)양이 학생 대표로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상욱 교장은 “31일 퇴임하는데, 너무나 큰 선물을 ‘이 세계 짱’ 반효진이 줬다”며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했다.
반 선수는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몰린 재학생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금메달을 손에 든 채였다. 그는 “모두가 응원해줘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이제야 막 실감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린 후 선수들이 하나둘씩 귀국하면서 이들을 맞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 분위기로 들끓고 있다. 선수 환영식은 기본이고, 지자체장이 직접 공항으로 선수를 맞이하러 나가기도 한다. 지역 축제에 선수들이 ‘깜짝’ 등장해 시민들이 환호하기도 다. ‘파리의 열기’가 전국 곳곳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펜싱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고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한 오상욱(28) 선수는 일찌감치 귀국해 고향 대전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오 선수는 대전에서 초·중·고에 이어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대전시청에서 뛰고 있어 ‘대전의 아들’이라 불린다.
대전시는 지난 8일 오 선수와 펜싱 단체전 금메달을 딴 대전시청 소속 박상원(24) 선수를 초청해 환영식을 가졌다. 두 선수가 대전시청 로비에 들어서자 시청 직원들과 이들을 보러 온 시민들이 큰 소리로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대전에서 (유명 빵집인) 성심당의 명성을 뛰어넘는 오상욱이 되겠습니다. 은퇴까지 대전시청에서 뛸 의향이 있습니다.” 오 선수의 말에 또다시 박수가 터졌다.
오 선수와 박 선수는 지난 9일 개막한 ‘대전 0시 축제’ 개막식 퍼레이드에도 참석했다. 두 선수를 본 대전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아이돌을 만난 듯 함성을 지르며 ‘인증샷’을 찍었다.
임실군청 소속인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 선수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할 때엔 심민 임실군수가 직접 마중을 나갔다. 임실군은 김 선수에게 격려금 1000만원과 관내 기관·기업들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경북체육회는 12일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단 환영 행사를 열었다.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허미미(22) 선수와 유도 동메달리스트 김지수(24) 선수,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제덕(20) 선수 등이 참석했다.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소속된 인천에선 13일 ‘환영 파티’가 예정돼 있다.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전훈영(30),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정예린(28) 선수가 인천시 소속이고,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전은혜(27) 선수는 인천 중구 소속이다. 인천시는 13일 축하 행사에서 이들에게 3000만~1억원의 격려금 등을 전달한다. 전훈영 선수는 이 자리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썼던 활을 기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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