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5일 ‘가자 휴전 협상’ 재개 전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
하마스는 사실상 ‘불참’ 입장 밝혀 “바이든 구상 이행을”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재개되기 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등 중재국 정상들이 꺼져가는 휴전 협상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협상 재개를 앞두고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휴전 회담 이전에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비하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 내용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유도미사일 잠수함의 중동 배치를 명령했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했다. 미군이 잠수함 배치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으로, 이란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이집트 등 중재국 정상들은 오는 15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압박해 왔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예고했으나, 열흘 넘게 공격에 나서지 않고 대응 방안을 저울질해 왔다. 이란 입장에선 자국 심장부에서 하마스 수장이 암살된 이상 이스라엘에 보복을 단행해 체면을 살려야 하지만, 동시에 확전은 피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중도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이스라엘 본토 타격만은 하지 말자고 강경파 중심의 이란 혁명수비대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단행할 경우 15일 이집트 카이로나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인 휴전 협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회담에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끄는 협상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그러나 회담을 앞두고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탄 상황에서 헤즈볼라, 하마스 최고위 지도자가 연이어 암살된 데 이어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일 가자지구 학교를 폭격해 100여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이 협상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는 새로운 협상을 하는 대신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제시했던 ‘3단계 휴전안’에 의거해 휴전 이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실상 15일 회담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재국들에 5월31일 발표된 바이든의 구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바탕으로 우리가 7월2일 합의한 것에 대한 이행을 촉구한다”면서 “중재국들은 점령군(이스라엘)에게 이것(기존 합의안)을 강제해야지, 그들의 침략을 은폐하고 우리 국민에 대한 대량학살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추가적인 협상이나 새 제안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휴전 회담이 또다시 ‘반쪽’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11월 미 대선 전 휴전과 인질 석방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온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하레츠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지금까지 협상 교착에 대한 책임을 하마스에 돌려왔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이은 ‘강공 드라이브’로 휴전 협상에 심각한 차질이 초래됐다고 판단하고 이스라엘에 협상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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