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당 1백만 원"...계절 근로자 노리는 브로커

제주방송 권민지 2024. 8. 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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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한용길 / 제주자치도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결혼 이민자는 한국어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계절 근로자 초청에 관련된 비자 발급이라든가, 행정 절차에 따른 서류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한 수수료를 받아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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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당초 약속했던 근로 조건이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13년 전 베트남에서 제주로 이주해 온 A씨.

우연히 알게 된 중국인 브로커 B씨에게 솔깃한 얘기를 듣게 됩니다.

한 사람당 1백만 원을 내면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와, 계절 근로자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겁니다.

13만 원의 일당에 숙소까지 약속했습니다.

A씨 / 계절근로 브로커 피해자
"1백만 원만 주면 올 수 있다고 해서... 여기 오면 농장주도 있고 최저 임금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A씨는 B씨에게 5백만 원을 건네고 동생 등 가족 5명을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숙소는 열악했고 임금은 최저시급보다 낮았습니다.

곧 폐업을 앞둔 농가로 연결된 경우마저 있었습니다.

A씨 / 계절근로 브로커 피해자
"저는 엄청 속상해요. 12시간 일했는데 왜 5만 원 주냐 밥도 제대로 안 주고... 저 아는 사람 몇십 명 정도 (피해 입었는데) 신고하면 복수할까봐 참고 있어요."

외국인 계절 근로자는 대부분 A씨처럼 결혼 이민자의 친인척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제주에는 올해 하반기에만 8백여 명이 배정됩니다.

그런데 제주자치도가 직접 인력을 선발하는 게 아니라, 농가에서 알음알음 근로자를 매칭해 지자체에 신청하다 보니 브로커가 개입할 여지가 적지 않습니다.

그 절차마저 복잡하고 수개월이 걸려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경우 브로커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한용길 / 제주자치도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
"결혼 이민자는 한국어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계절 근로자 초청에 관련된 비자 발급이라든가, 행정 절차에 따른 서류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한 수수료를 받아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계절 근로자가 농가에 배치된 이후 노동 환경이나 임금 조건 등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제주시 관계자
"농가 건건이 다 들어가지 않고 표본 조사 같은 거.. 어차피 계약해서 들어오는 거고 서로 합의 하에 사증이 들어오는 거라..."

전문가들은 계절 근로자와 관련해 법무부의 지침만 있을 뿐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제주자치도는 지난 4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전담 부서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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