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참전한 '로봇청소기'…中 맞서 시장 주도권 되찾을까?
中 업체의 韓 시장 점유율 80% 육박…삼성·LG, 강화된 '보안·AS' 등 차별화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일명 '이모님 가전'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동시에 가능한 올인원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업계에선 국내 양대 가전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참전으로 현재 로보락을 필두로 중국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15일 올인원 로봇청소기 신제품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고객이 청소 시작 버튼을 누르거나 예약 설정 해두면 먼지 흡입·물걸레 청소부터 물걸레 세척, 건조까지 한 번에 알아서 완료해주는 '올프리 솔루션'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신제품은 각종 센서를 이용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 청소 중에 카펫을 인지하면 먼지 흡입력은 높이고 물이 닿지 않도록 걸레는 들어올린다. 또 100여종의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20㎜ 높이의 문턱도 넘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최대 진공도 1만Pa의 모터를 갖췄으며, 물걸레는 180rpm(분당 회전수)의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기존 올인원 로봇청소기의 고질적인 문제인 '오수통 냄새'를 잡기 위해 전용 관리제를 자체 개발했다. 해당 관리제를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합물 생성을 약 30% 줄여 악취 발생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신제품은 물걸레를 세척할 때 이 관리제를 자동 분사한다. 또 열풍 건조 통해 물걸레를 말려 냄새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이 밖에 LG전자는 회사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은 구독 서비스에도 신제품을 포함시켰다. 고객이 신제품을 구독하면 케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 작동 상태 점검 △자동 급배수 키트 및 급∙오수통 스팀 세척 △먼지통 청소 △먼지통 필터 교체 △기본 브러시 교체 △물걸레 교체 △관리제 제공 등을 관리해준다.
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AI 자율주행을 통한 청소는 물론 관리제를 이용한 위생까지 차원이 다른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한다"며 "고객이 가사로부터 해방되고 남은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AI로 더욱 진화된 바닥∙사물∙공간 인식 능력을 갖춘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 청소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을 탑재했으며, 170만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DNN 모델을 기반으로 전면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
특히 초음파 센서 등 총 5개의 센서로 바닥 환경을 감지하는 'AI 바닥 인식' 기능을 통해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맞춤으로 청소한다. 마룻바닥은 물걸레로 청소하고, 카펫의 경우에는 높이에 따라 물걸레를 아예 분리할지 또는 들어올려 청소할지를 판단해 카펫이 젖거나 오염되지 않게 해준다.
사실 그 동안 국내 가전업계는 기술 완성도 등을 이유로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를 미뤄왔다. 물걸레 청소와 먼지 흡입 등 두 가지 기능을 한번에 할 경우 기존 제품보다 청소 성능이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가사 노동에 들이는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줄이려는 경향이 커졌고 그 사이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브랜드들은 2020년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해왔다. 이에 올 상반기 기준 로보락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46.5%로, 3년 연속 1위다. 여기에 드리미와 에코백스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합치면 중국산의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다만 국내 양대 가전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간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이후 로보락은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로보락의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제품 시장 점유율은 65.7%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14.8%p 떨어진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탄탄한 AS망과 안전한 보안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즈'로부터 '비스포크 AI 스팀'의 사물인터넷(IoT) 안전성을 검증받아 로봇청소기 최초 '다이아몬드' 보안 등급을 획득했다. 또 전국 삼성전자서비스 서비스센터 113곳에서 로봇청소기 전문 엔지니어의 A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보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LG 로보킹 AI 올인원'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했다.또 전국 130여곳에서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로보락의 경우 지난 4월 흡입력을 60% 이상 향상시킨 플래그십 모델 'S8 맥스V 울트라'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엣지 클리닝 △직배수 기능 △1만Pa의 흡입력 등을 갖췄다. '엣지 클리닝'은 청소 공간 내 모서리를 인식하면 플렉시암 사이드 브러시가 자동으로 돌출돼 손이 닿기 어려운 부분의 먼지를 모아 흡입하는 기능이다. 특히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약점으로 꼽힌 AS·SW(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보안 기술도 강화했다. 로보락은 기존 18개였던 로보락 AS 센터를 하이마트 AS 접수 지점을 더해 총 352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또 직접 방문 접수가 어려운 소비자에게는 '도어 투 도어 방문수거 서비스'도 지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과 중국 업체임에도 로보락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소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능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AS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촘촘한 서비스망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수리 주기가 2~3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증가하는 AS 서비스 수요를 중국 업체들이 다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봇청소기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안 측면에서도 국내 제품이 신뢰도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 2021년 2100억원에서 지난해엔 2배 이상 늘어난 4272억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141% 증가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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